인증에 울고 웃는 일본 태양광 시장

국내 태양광 업계가 일본 태양광 시장에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 등으로 급성장하는 일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인증`이라는 장애물을 만나 속앓이를 하는 반면 발빠른 대응으로 시장에 안착해 태양광 특수를 누리는 기업도 보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일본 전기안전환경연구소(JET)인증 획득에 애로를 겪고 있다.

태양광 인증은 국제전기기기인증기구(IECEE)에서 국제적합성 평가(IECEE-CB)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획득 인증을 다른 회원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중복시험을 배제해 인증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무역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본은 사실상 예외다. 미국,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UL, TUV인증을 획득했더라도 까다로운 서류심사부터 추가적인 요구사항에 애를 먹는다. 한번 기각을 당하면 6개월 이후 재심사를 받을 정도로 상당한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또한 일본 전역에 AS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인증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JET인증을 받았어도 또다시 까다로운 절차를 마주하게 된다. 태양광 모듈 특성상 전지나 백시트 등 다양한 부품소재 스펙이 일부 변경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수개월에 걸쳐 인증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국내 태양광 전지·모듈 제조기업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JET인증을 추진했지만 서류작성부터 AS까지 전단계에 걸쳐 조건이 까다롭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인증순서가 뒤로 밀려 상당한 시간을 허비하는 등 애를 먹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일본 진출에 있어 넘어야할 산으로 인증을 가장 먼저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지현 UL코리아 과장은 “일본은 가장 뜨거운 태양광 시장 가운데 하나로 세계 제품이 몰리다보니 타국 제품에 대해 배타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IECEE에서는 문제삼지 않는 것도 문제를 제기하는 등 보이지 않게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현재 주력제품으로 JET인증을 획득한 국내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반면 오래전부터 일본 공략을 준비해온 기업은 시장특수를 누리고 있다. LS산전은 올해 태양광부문 매출의 70%가량을 일본에서 올렸다. 금융권·업계 추정 LS산전의 올해 태양광 부문 매출은 1200억원 규모다.

LS산전은 일본 태양광 시장의 텃세가 강하지 않았던 2008년부터 준비해왔다. 2009년 일본태양광발전협회로부터 LS산전 제품을 일본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JPEC인증을 획득했고 이후 사용자가 발전량과 인버터 운전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세트 인버터, 모듈 등 태양광 관련 다양한 제품에 대해 JET인증을 획득했다.

STX솔라도 올해 태양광 모듈에 대한 JET인증을 획득, 일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특성을 고려해 염분과 바람에 강한 제품을 생산한 것이 주효했다. 내년에는 260W모듈을 출시하는 등 고효율 태양광 제품을 선호하는 일본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최진석 STX솔라 사장은 “현재 일본만큼 주목할 시장이 없기 때문에 품질·효율 향상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