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로 강제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 일주년을 맞는다. 셧다운제 시행 일 년을 맞아 다시금 불 지펴진 모바일 게임 규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지난 일 년 간 게임업계는 셧다운제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누구도 심야에 게임을 강제로 차단하면서 청소년의 수면 시간이 더 길어졌는지 알 길이 없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셧다운제 효력을 증명하기 위해 애썼다. 심야 시간대 게임 이용률이 0.5%에서 0.3%포인트(P) 감소했으니 60%나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는 600명의 설문조사 대상자 가운데 밤에 게임을 하던 3명 중 1.8명이 그만뒀다는 의미다. 표본오차가 4%인 설문조사에서 0.3%P의 변화를 두고 셧다운제가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셧다운제가 청소년에게 미친 영향은 거의 없었지만 `게임 중독`이라는 낙인효과는 컸다. 게임은 잠재적 범죄자가 됐고, 사회 전반에 걸쳐 게임이 왕따가 되는 결과를 낳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성년자의 콘솔 게임 인터넷 가입이 금지되는 나라가 됐다. 국제적 조롱거리가 된 셈이다.
게임업계도 잘한 것은 없다. 부작용이 나오기에 앞서 자정 활동을 하지 못 했다. 일본 게임업계는 올해 초 확률형 게임 아이템 문제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자 빠르게 자체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셧다운제는 효과와 상관없이 우리 사회가 게임업계에 가한 처벌이 됐다. 그동안 꾸준히 벌이던 사회공헌활동까지 범죄인이 사회봉사명령을 따르는 것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정책이 단기 처방에 몰두하는 동안 연구와 분석은 사라졌다. 이중 규제와 지나친 낙인 효과로 산업의 역동성마저 발목을 잡혔다. 온라인 게임 산업에 이어 모바일 산업이 크고 있다. 오픈마켓이라는 열린 장터 덕분이다. 국경의 의미가 약해진 콘텐츠 시장에서 자율 규제와 사회적 책임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중독`이라는 단어는 나쁘고 `과몰입`이라는 단어는 게임업계에 좋은 표현이니까 중독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합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중독자`라는 낙인부터 찍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라고 말했다.
청소년에게도 산업에도 주홍글씨의 낙인은 이제 그만두어야 할 때다.
김명희 콘텐츠산업부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