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미국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한 그루폰. 당시 공모가는 20달러였다. 1년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그루폰의 주가는 무려 86.5%나 하락한 2.69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20억달러 남짓이다. 기업공개 1년 전 구글이 제안했던 인수가가 60억달러였음을 감안하면 기업 근간이 흔들린다는 분석도 유효하다. 그루폰의 끝없는 추락 원인은 무엇일까.
포브스, CNN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그루폰 주가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6월에 반토막 나더니 3분기 실적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폭락했다. 그루폰은 3분기 298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포브스는 그루폰의 데일리딜(daily deal) 모델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루폰은 자체 제작하는 상품 없이 다른 업체 상품을 파는 `유통망`이다. 여러 외풍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다. 유럽발 금융위기 때문에 유럽지역 순익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앤드루 메이슨 CEO는 “유럽 지역의 쿠폰 할인율을 낮출 계획”이라고 수습했지만 4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구글, 아마존, 야후 등 대형 사이트들이 그루폰 비즈니스 모델과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사이트보다 그루폰에 유입되는 순방문객 수가 현저하게 적다. 리빙소셜 등 후발주자들로 인해 시장이 포화상태인 것도 문제다.
그루폰은 이에 `그루폰 상품`이라는 카테고리를 신설, 직접 소비재 판매에 나섰지만 이익률이 낮다. 지난 10월에는 `그루폰 페이먼츠`를 출시하며 모바일 결제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페이팔, 스퀘어를 따라잡긴 역부족이다. 수수료가 낮아도 신규 소비자 유입 동력이 약하다.
어센디언트 캐피털의 에드워드 우 애널리스트는 “그루폰의 실질적인 기업 가치가 흔들린다”며 “전자상거래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고객 충성도나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회계 관련 불투명성도 주가를 끌어내린 원인이 됐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4월 그루폰이 고객에게 환불을 해주고도 이 금액을 제대로 회계장부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렸다. 스퀘어 파이낸셜 그룹의 헤르만 렁 애널리스트는 “회계 관련 불투명성은 그루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만이 주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루폰 주가 추이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