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테마주가 여전히 기승이다. 대선 정국이 혼미해지면서 테마주의 부침도 더욱 심해졌다. 테마주와 관련해 불공정 거래와 같은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종목은 후보 지지율과 함께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불과 며칠 사이 주가가 두세 배 뛰었다가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제자리를 찾았다. 역으로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가다 급등하는 사례도 있다.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해당 종목에 투자유의종목 지정 등 연일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잠시 기세가 수그러들 뿐 다시 급등락을 반복하는 형태다.
이처럼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불공정한 정보 활용과 시세 조작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이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불공정 거래 사건을 조사해 처리한 건수는 174건이나 된다. 작년 동기 대비 20%(29건)나 늘었다. 특히 조사결과 중대한 위법사항이 발견돼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한 사건은 146건으로 작년 동기에 견줘 43.1%(44건)나 급증했다. 검찰 이첩 사건 가운데 테마주 관련 불공정 거래 사건은 44건으로 전체의 30%에 이른다. 10건 중 3건은 대선테마주 등 테마와 관련된 불공정 거래 사건이었던 셈이다.
일부 종목은 대주주가 연관돼 주식을 사고팔았다는 의혹도 있다. 시장에서 시대에 따라 테마주가 형성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정책 변경 덕에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이나 미래 시장 선점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미리 사두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마주가 긍정적인 면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거래에 불공정 거래가 수반된다는 점이다. 미공개 정보를 시장에 흘리거나 여러 계좌를 이용, 분산해 시세를 조작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이다. 이럴 때 정보에 취약한 개인투자자는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또 불공정 거래가 심화하면 시장이 진흙탕으로 변할 공산이 크다.
수익률을 좇는 것을 선과 악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불공정 거래와 같이 룰을 지키지 않는 행위는 분명 시장의 악이다. 이는 시장을 혼돈으로 이끌 수 있는 요인이다. 정치테마주를 이용해 시세 조작과 불공정 거래로 수익을 얻는 행위는 엄연한 파울이다. 게임의 룰을 어긴 행위는 때로는 운동 경기처럼 영원한 추방이 필요하다.
이경민 경제금융부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