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3년도 통신서비스 상호접속료 산정 작업을 두고 업체 간 기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음성과 데이터의 원가 반영 비중`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방식은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난 스마트 시대와 맞지 않아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데이터 요금에 과도한 원가 부담을 주는 것은 합당치 않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떤 기준을 정하는지에 따라 통신사 이익이 엇갈릴 전망이다.
1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 2000년 이후 10년이 넘게 굳어진 9 대 1의 음성 대 데이터 비율 변경 여부를 두고 고심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피처폰이 대세였던 시절에 편의상 데이터 트래픽을 음성의 9분의 1로 산정했던 것”이라며 “데이터 트래픽이 음성을 훨씬 앞선 현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접속료는 접속원가를 통화량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현 방식은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반영하지 못한다. 에릭슨이 올 상반기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2009년 4분기 음성 트래픽을 넘어섰다.
변화량이 완만한 음성 트래픽과 달리 데이터 트래픽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1년 만에 두 배가 증가하는 급증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통화도 계속 늘어나지만 트래픽 증가세가 워낙 빨라 음성 비중이 급감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비중을 현실에 맞게 높이거나, 아예 음성 접속원가와 데이터 접속원가를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2010년 방통위가 2010-2011년 상호접속기준 개정안을 의결할 때도 “최근 데이터 트래픽 증가현상을 반영해 이동전화망의 음성·데이터 원가분리 작업 등 스마트 시대에 대응한 접속정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있다. 낮은 데이터 요금이 데이터 이용을 활성화하면서 산업을 키우는 역할을 했으며 데이터 비중을 높이면 음성 접속료를 감소시켜 사업자 비용 회수를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내 의견이 맞서는 것은 음성 접속 원가의 감소에 따른 이해관계가 통신사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은 SK텔레콤 입장에선 접속 원가가 줄면 다른 가입자로부터 받아야 할 접속료 수익이 준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발신 비율이 높은 2·3위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는 내야 할 접속료 비용이 줄어 수혜다.
한편 2012년 접속원료가 2010년 원가를 기준으로 하면서 지난해의 롱텀에벌루션(LTE) 대규모 투자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네트워크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접속료 산정 방식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접속료=서로 다른 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상호 연결할 때 발신 측 사업자가 착신 측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통신망 이용대가. 접속원가를 통화량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산출되며 방송통신위원회는 2년 단위로 유·무선 전화망의 접속료 산정방식을 개정·고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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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