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저블 폰은 IT의 핵심인 네트워크, 부품·소자, SW, 서비스가 집약된 종합 시스템이기 때문에 산업의 추진전략 역시 종합 시스템과 다양한 전문 분야가 균형적으로 추진돼야 하며, 이를 위해 산학연의 각 주체들의 전문성과 협력이 필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대학과 출연연구기관, 그리고 기업 간의 역할이 분명히 있음에도, 정부가 산업기술 중심의 IT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이 3개 연구주체의 역할이 분명하지 않고, 협조자보다는 경쟁자가 됐다. 목표 따로, 개발 따로 갈 수밖에는 없는 구조였다.
미래 IT 방향을 설정하고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등장시키기 위해서라도 산학연의 역할과 추진 방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의 큰 틀을 만들고, 산학연 기술개발의 구심체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인비저블 폰이 지향하는 개인지능공간은 일종의 인프라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은 정부와 국내 통신업체와 협력을 통해 출연연구기관이 앞장서지 않으면 어렵다.
부품소자나 새로운 인터액션 핵심 SW 등은 단기간 개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문연구기관에서 개발해온 결과를 인비저블 폰이라는 설정된 목표에 맞도록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기술개발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산학연 협력과 조정 역할을 주도해야 한다.
대학은 선택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브레이크-스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인비저블 폰의 초소형 에너지 공급 장치, 생체 신호 기반의 의도 인식과 같은 기초 연구에 기반을 둔 점진적 연구보다는 혁신적 연구가 필요하다.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 역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기업은 인비저블 폰이 제시한 개념을 우리 실생활로 가져올 수 있는 신시장 창출의 주축이 돼야 한다.
대기업은 자체 연구자원이 충분하기 때문에 외부와 협력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비저블 폰같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시장 수요를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산업적으로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범국가적 차원에서 학계, 출연연구기관, 중소기업과 힘을 합해 대응해야 한다.
부품·소자를 개발하는 기업이나 SW 전문개발 기업 등 중소기업은 자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상품화 기술에 집중하고 필요한 기초 기술은 학교나 연구기관의 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대부분 상용화는 시장에서 신뢰성을 인정받을 때까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비저블 폰의 산업화 부품을 세분화하고 해당 분야에 가장 경쟁력을 갖는 우수 중소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해야 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