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야 놀자!” 공연이 펼쳐지는 잠실체육관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공연한다”고 말하는 월드 스타 박재상의 진심이 표현돼 관객은 더욱 흥분했다.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영국 싱글 차트 진입 6주 만에 1위에 등극하고 미국 빌보드 핫100도 점령하더니 아예 기네스북 기록까지도 갈아치웠다. 연일 계속되는 싸이의 승전보로 국민 모두가 행복해 하고 있다.
단 석 달 만에 이룩한 쾌거도 그렇지만 노래 한 곡이 만들어 낸 매출이 이미 수백억원이어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대박이다.
싸이의 성공신화를 이끌어낸 주인공은 물론 강남스타일이라는 스토리와 음악 그리고 연주자의 끼가 만들어낸 콘텐츠다. 이 콘텐츠에는 대중적인 말춤과 깊이 감춘 억눌림을 털어버리는 외침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강남스타일을 세계로 유통시킨 숨은 공로자가 또 있다. CPND(Contents, Platform, Network, Device)로 일컫는 정보통신기술(ICT)이다.
먼저 싸이의 공연과 음악은 최첨단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 콘텐츠(C) 형태로 기록, 보존된다. 싸이의 걸작인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히트작이 되기까지 유튜브라는 플랫폼(P)과 수억개의 유무선 단말(D),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N)가 동원됐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정보기술(IT) 인프라와 3500만명의 스마트폰에 심취한 소비자가 있었다. 이는 올해 7월 싸이 6집 발매와 동시에 강남스타일이 멜론·소리바다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세계를 석권할 수 있었던 힘이다.
물론 이 네 가지 가운데 한 가지라도 부실했으면 싸이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네 가지를 마음대로 하려고 애플은 플랫폼과 앱스토어를 구축하고 구글은 14조원을 써서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등 강수를 둔 것이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우리 콘텐츠가 세계 무대를 지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CPND의 조화가 필요하다. 애니팡 같은 게임에 대한 정부의 단순 규제나 게임 셧다운제를 철폐하고 ICT 인프라를 확충해 제2의 싸이를 만들어 내야 한다.
정부 부처 간, 기업 간 원활한 협력 체제는 기본이다. 협조가 어려우면 부처나 기업은 조직 재편이라도 불사해야 한다. 규제만 생각하는 부처는 없느니만 못하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제2, 제3의 싸이가 탄생하기를 바란다. 다음 콘텐츠를 고민하는 싸이와 제2의 싸이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우리나라 미래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정태명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ece.skk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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