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점 이하 박빙의 승부였다. 이제 어느 누구도 방심할 수 없게 됐다. 2년여간의 스마트 시대 경험은 증권사 앱(애플리케이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제 누가 고객의 마음을 더 정확히 읽느냐에 달렸다.
이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대신증권은 지난 3월 1차 평가 때만 해도 10위에 그쳤다. 이달 초 `사이보스터치 시즌3`을 내놓으면서 조용한 반란이 포착됐다. 대신증권은 접속과 화면이동 속도를 개선했고 스마트폰에서 빠르게 주문을 내는 번개주문을 추가했다. 해외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 거래기능을 추가한 것도 주목을 끌었다. 결국 고객 눈높이에 맞춘 변화가 1위를 차지하는 비결이 됐다.
이혜림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 연구원은 “대신증권 앱은 고객 사용후기를 공개하고, 전체 메뉴에서 사용자 메뉴로 접근할 수 있는 등 고객 눈높이에 맞춘 것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전 분야에서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1위 비결이다.
대신증권은 고객흡인력(4위), 비즈니스(4위), 콘텐츠(3위), 디자인(2위), 기술성(7위)에서 고른 평가를 받았다. 반면 2위 신한금융투자는 배점이 높은 비즈니스(1위)와 콘텐츠(2위)에서 앞섰지만 고객흡인력(10위), 디자인(9위)에서 뒤지면서 1위를 대신증권에 내줘야 했다.
3위를 차지한 HMC투자증권 역시 눈에 띄게 발전했다. 지난 3월 1차 평가에서 11위에서 8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지난 2월 뒤늦게 증권거래 앱 `H모바일`을 내놓은 데 이어 6월에는 `바로주문` 서비스 등을 내놓으면서 빠르게 기존 앱과 차별화시켜 나간 전략이 주효했다.
1위부터 3위 뿐 아니라 10위권까지 점수차가 크게 줄어든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1위 대신증권과 10위 대우증권의 격차는 3.5점에 불과하다. 한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 순위는 다시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지난 3월 2위와 3위에 랭크하며 꼴찌들의 반란을 주도했던 한화투자증권과 동양증권은 각각 8위와 11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만큼 증권사간 앱 개선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 같은 변화는 주식시장 환경이 IT 발달과 함께 모바일로 이동한 데서 시작된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과거 10년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시대였다면,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거래가 가능하고 간편하게 증권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모바일이 대세다”며 “다양한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증권사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