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BI-경찰, 범죄자 원격 식별프로그램 도입한다

미국 뉴욕의 한 거리. 전신주에 장착된 CCTV 한 대가 많은 행인들 가운데 한 명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의 얼굴이 확대되자 뉴욕 경찰청 CCTV 통제소가 갑자기 분주해졌다. 얼굴과 홍채를 스캔하고 음성을 인식해 DNA정보를 비교했더니 미 연방수사국(FBI) 강력 범죄 수배자 정보가 뜬다. 즉각 FBI와 수사당국에 정보를 전송하고 합동작전을 펼쳐 검거한다. 그 동안 검문을 통해 지문 인식을 해야 범죄자인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최첨단 IT는 이 모든 것을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게 바꿨다.

FBI는 10억달러를 들여 구축한 범죄자 식별프로그램 `넥스트 제너레이션 아이덴티피케이션(NGI)`을 2014년까지 점진적으로 전국 경찰망으로 확대한다. FBI가 보유하고 있던 지문 인식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한 형태다. 이미 1200만명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다. 지난 7월 160만명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한 결과 정확도는 92%에 육박했다. 카메라를 응시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도 포함했다.

NGI는 범죄자를 식별해 빠르게 체포하기 위해 구축됐다. 범법자나 불법 체류자 등이 작정하고 가명을 쓰면서 신원을 감춘다면 얼굴 인식 외에는 식별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 시민단체들은 이 프로그램의 적용 범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범죄 전과가 없는 사람도 식별해 정보를 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직속기관인 국가정보장실의 케맨드라 폴 총괄은 “FBI는 오랜 기간 고심하다 유니버셜 페이스 워크스테이션 소프트웨어를 NGI 기반으로 채택했다”며 “1200만명의 얼굴 사진에 접속할 수 있으며 데이터베이스는 추후 더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NGI를 가장 먼저 상용화할 FBI 강력부의 토마스 부시 3세 부장은 “지난 2005년부터 구축한 FBI 범죄인 지문 데이터베이스를 얼굴과 홍채로 확대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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