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가능성까지 오고가는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의 전력거래대금 논란에 대해 발전회사들이 거래대금 산정기준 변경으로 인한 적자경영을 감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전력거래대금 산정기준이 바뀔 경우 일부 발전사가 적자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9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대금 산정 원칙에 `미래투자비 기회비용`과 `발전자회사 당기순손실 방지`가 배제될 경우 발전회사들이 올해 적자전환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규모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가장 많은 3000억원 수준이며 5개 발전회사 가운데 일부도 손익분기점 수준이나 30억원 정도의 소폭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미래투자비 기회비용`과 `발전자회사 당기순손실 방지`는 전력거래대금 논란의 핵심 이슈로 한전은 비용평가 운영규정에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전력거래소에 두 산정원칙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발전회사들은 당장 수익성이 위협받는 만큼 두 원칙을 사수하겠다는 각오다.
발전회사 관계자는 “두 안건이 규정에는 없지만 비용평가위원회 의결사항으로 사실상 규정과 동일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그동안 한전의 반대로 규정화를 못했을 뿐 이에 대한 관련 작업을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의결 안건에서도 한전과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은 전력거래대금 산정 변경안은 미의결 된 것으로 이달말 있을 비용평가위원회에서 재차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발전사들은 미의결 안건은 수명이 다한 만큼 새로운 변경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력거래소는 비용평가위원회에 앞서 사전 실무협의회를 통해 산정기준 변경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발전회사들의 적자전환 우려에 대해 보다 다각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비용평가위원회 관계자는 “한수원의 경우 원전 발전정지로 올해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한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며 “적자 우려가 실질적인 산정기준 변경에 의한 것인지, 일시적인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전회사들은 한전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고통 분담으로 전력그룹사에서 한전 이외의 또 다른 적자기업을 만드는 것은 전력시장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 발전회사 관계자는 “발전사 적자로 유지보수와 신규 발전소 건설에 영향을 미칠 경우 전력공급 불안정과 차입금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는 다시 전기요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악순환만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