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계의 보릿고개 넘기가 한창인 가운데 뚜렷하게 나뉜 기업별 사업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감한 베팅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는 정면돌파형,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관망형, 특정 사업분야 진출을 확대하는 선택과 집중형 등 최악의 불황 앞에서 각기 다른 전략으로 불황 타개에 나섰다. 동상이몽인 이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오래잖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그린포커스]극명하게 갈린 태양광 불황 돌파전략](https://img.etnews.com/photonews/1208/323727_20120829121712_811_T0001_550.png)

![[그린포커스]극명하게 갈린 태양광 불황 돌파전략](https://img.etnews.com/photonews/1208/323727_20120829121712_811_T0002_550.png)
◇불황? 지금이 `투자 적기`=2000년대 중반 주요 선진국의 보조금 지원 등 적극적인 수요촉발로 호황을 누렸던 태양광 시장은 과도한 증설경쟁으로 수요의 공급과잉을 불러왔고, 지난해부터 지속 극심한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당 300달러를 넘나들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현재 20달러선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태양전지·모듈 가격 또한 동반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태양광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던 업계는 최악의 위기를 맞아 생존전략을 수립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대응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지금의 불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공통된 인식 속에서도 업계가 내놓는 해법은 전혀 다르다.
한화그룹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판단 아래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최근 독일에서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솔라독일을 통해 큐셀과 자산양수도 계약을 맺고 큐셀의 독일 본사와 생산공장, 말레이시아 생산공장, 미국·호주·일본의 영업법인 등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0년 모듈 기준 세계 4위 규모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한 데 이어 또 한 번 `통큰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
한화는 한화솔라원의 기존 태양전지 생산설비 1.3GW에 이번 큐셀 인수로 1GW를 더해 총 2.3GW 규모 설비를 확보하게 됐다. 중국의 JA솔라, 선텍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현재 국내에 건설 중인 1만톤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을 제외하면, 한화는 대부분의 제조기반을 솔라펀·큐셀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확보한 셈이다.
이와 함께 미국 내 태양광 발전시장 진출을 위해 시스템 사업(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개발, 운영, 전력판매)을 담당하는 솔라몽키를 인수해 최근 한화 솔라 아메리카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에 앞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사업 추진을 위해 ESS 업체 사일런트파워와 800만달러(약 91억원) 규모 지분투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향후 시황이 정상화 됐을 때 제조기반을 확대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걸려 대응이 늦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매물로 나온 태양광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돼있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을 미리 실현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준비해야 하는 시기`=한화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은 사실상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증설보다는 `내공`을 쌓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은 계열사인 삼성정밀화학과 미국 MEMC가 합작해 울산에 연산 1만톤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태양전지 부문에서는 결정질이 아닌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박막태양전지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을 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 강점을 태양광 분야에 활용해 뚜렷한 선두 기업이 없는 CIGS 분야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한편 결정질 사업기반은 소규모로 유지하며 시황에 따라 대응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는 삼성과 비슷하면서도 더욱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정질 생산라인 운영과 더불어 결정질·박막 부문 R&D를 지속하고 있지만,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설립은 유보한 상태다. STX솔라 역시 증설보다는 고효율·고출력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당초 태양광에 큰 의욕을 보였던 웅진도 신규 투자는 축소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지난 2월 웅진코웨이 매각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당시 태양광 사업 육성 계획을 밝혔지만 이후 태양광 업황이 더욱 악화돼 내부적으로 당분간 신규투자를 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당분간 웅진에너지를 중심으로 잉곳·웨이퍼 사업의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R&D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이유는 지금 상태로는 중국 업체와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신 R&D를 통해 차별화 된 제품을 개발하고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전체적인 사업구조를 재조정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새로운 전략`으로 승부=일부 업체는 기존 진출하지 않았던 영역에 도전해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OCI와 넥솔론이다. OCI의 미국 태양광발전 자회사 OCI솔라파워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시 소재 전력공급회사 CPS에너지와 400㎿ 규모 태양광발전 전력공급계약을 맺었다. 기존 폴리실리콘 사업을 넘어 미국 시스템 시장 진출을 겨냥해 지난해 설립한 OCI솔라파워가 단기간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다.
OCI솔라파워는 앞으로 5년간 총 5단계에 걸쳐 미국 현지에 400㎿ 규모 태양광발전단지와 관련 부품 공장을 건설하고, 전력을 생산해 25년간 CPS에너지에 판매하게 된다. OCI의 사업은 과거 `대세`로 통했던 수직계열화 전략을 선택하는 대신 강점이 있는 폴리실리콘과 시스템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잉곳·웨이퍼·태양전지·모듈 사업을 배제한 사업 모델로 폴리실리콘과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연계해 태양전지·모듈 구매력을 행사하는 한편 폴리실리콘 수요를 확보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해졌다.
이우현 OCI 부사장은 수직계열화에 대해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어느 한 부분만 잘못돼도 전체 사업이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정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잉곳·웨이퍼 업체 넥솔론은 이번 사업에 파트너사로 참여해 처음으로 모듈 사업에 뛰어들었다.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통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우수 사례로 손꼽힌다.
넥솔론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 총 495㎿의 고효율 N타입 모듈을 공급하게 된다. 약 3년 동안 해당 프로젝트에 모듈을 공급해 연간 최대 6억달러 규모 매출 확보가 기대된다.
한화의 태양광 주요사업 추진 일지
자료:한화그룹
◆소박스/태양광 시장, 언제쯤 풀릴까?
내로라하는 전문가들도 태양광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시점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을 못하고 있다. 이번 불황이 그만큼 특이하면서도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특이한 점은 지금의 불황이 수요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9GW에 불과했던 세계 태양광 설치 규모는 지난해 40% 이상 성장한 25~29GW를 달성했다. 금액기준으로는 지난해 916억달러를 기록해 2010년 대비 29%가 늘어났다. 올해도 지난해 대비 10% 이상 늘어난 25~32GW의 설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많은 태양광 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공급량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결국 태양광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시점은 공급 자체가 줄어들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유지하는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시기는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15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의 큐셀 인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 태양광 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 돼 공급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중소규모 태양광 업체 중 경쟁력이 부족한 적잖은 기업들이 조용히 문을 닫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공급과잉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이 수요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은 “2014년 이후 태양광 산업은 제2차 성장기에 접어들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태양전지 생산능력은 올해를 기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밸류체인별 세계 태양광 기업수 현황 및 전망(단위:개)
자료:한국수출입은행
최호·유선일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