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MSO 재전송 협상 다시 `전면전`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전면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MBC에 이어 KBS와 SBS가 티브로드, 씨앤앰, 현대HCN, 씨엠비 4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에 재전송 계약 체결을 최근 공식 요청했다. KBS와 SBS는 재전송 대가로 가입자당 월 280원을 요구하는 한편 이달 말을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이는 MBC가 이달 중순 4대 MSO에 요구한 것과 동일한 내용으로 사실상 지상파 3사가 MSO와 재전송 협상에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상파 3사의 이 같은 조치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재송신 협상에 대한 최후 통첩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상파 3사는 MSO와 재전송 협상을 벌였지만 가입자당 월 280원 지급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는 등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협상이 완료되지 않으면 법적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4대 MSO와의 협상 추이에 따라 MSO별로 협상 시한을 늦출 수도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지상파 3사가 사실상 공동 행보에 돌입한 가운데 4대 MSO는 이달 말까지 각 사가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MSO 관계자는 “협상 시한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4대 MSO 모두 가입자당 월 280원이 과다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공동 대응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MSO 고위 관계자는 “지상파가 통보한 협상일이 겨우 7일밖에 안 남았는데 협상이 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게다가 가입자당 월 280원은 과다하다는 의견이 적지않은 만큼 4대 MSO가 공동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도 재전송 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MSO별 협상이 결렬된다면 MSO 공동 대응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으면 지상파 방송 송출 중단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당분간 재송신 갈등이 방송업계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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