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이 먹는 게 몇 가지 있다. 먼저 하루도 빠짐없이 때가 되면 먹는 게 음식이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생긴다. 그런데 음식은 먹을지 말지를 본인 의지로 결정할 수 있다. 먹고 싶지 않으면 당분간 단식하는 것처럼 먹지 않을 수도 있고 음식 선호도에 따라 선택해서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먹는 나이는 내가 결정할 문제를 넘어선다. 좋든 싫든 누구나 다 먹어야 하는 게 나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의미를 인생의 연륜과 경험을 쌓으면서 세상을 이전과는 다르게 바라보는 혜안이 생긴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나이를 먹는 게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나이를 세월이 주는 선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사람이 음식만큼 자주 먹어야 하는 게 바로 마음이다. 음식처럼 자주 먹어야 하지만 먹지 않는 게 마음이다. 마음을 먹으면서 어제와 다른 다짐과 결의를 한다. 마음을 다잡아야 결연한 결단과 과감한 행동을 할 수 있다. 육체적 건강을 좌우하는 게 음식이라면 정신적 건강을 좌우하는 게 바로 마음이다. 세상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걱정과 부정도 인정과 긍정으로 바뀔 수도 있다. `∼때문에`라는 말보다 `∼덕분에`라는 말로 바꿔서 마음을 먹으면 세상이 순간 다르게 보인다. 내가 어떤 마음을 먹고 보는지에 따라 동일한 현상도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 먹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바로 귀를 먹어 귀머거리가 되면 안 된다. 세상의 소중한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귀머거리는 실제로 나이가 들면서 청력을 상실할 때 생기기도 하지만, 물리적 청력은 이상이 없는데 들으려고 하지 않아 생기기도 한다.
특히 후자의 귀머거리는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심각한 장애를 겪는다. 후자의 귀머거리는 자기주장만 일방적으로 내세우고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할 때 생기는 것으로 심각한 장애인이다. 나이는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지만 음식과 마음은 내 의지로 얼마든지 통제가 가능하다. 적당한 음식을 먹어 건강을 유지하고, 필요할 때 이전과 다른 마음을 먹어 과감히 실천하되 귀는 먹지 말자.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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