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 시장 악화로 HP와 델의 실적이 곤두박질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발 불황과 태국 홍수 등으로 인해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은 뒤로 좀처럼 회복 기미가 없다. 시장조사업체 IDC 밥 오도넬 애널리스트는 “PC 업계가 상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상 이상”이라며 “하반기에는 다소 개선 조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를 방증하듯 23일 HP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떨어진 297억달러, 순손실은 8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손실은 지난 2008년 인수한 E.D.S에 대한 대규모 대손상각이 이뤄져서다.
주요 분야별 매출도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퍼스널 시스템 그룹의 매출은 10%가 떨어진 86억달러를 기록했다. 개인용 제품의 매출이 12%, 기업용 제품의 매출이 9%가 떨어졌다.
특히 데스크톱 사업부는 6%, 노트북 사업부는 12%의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이미징 및 프린팅 그룹의 매출 역시 3% 떨어진 60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용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매출은 4%가 떨어진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델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하루 앞서 발표한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가 떨어진 144억8000만달러, 순익도 18%가 떨어진 7억32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PC 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토피카 캐피탈의 브라이언 와이트 애널리스트는 “PC 부문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HP와 델은 PC 사업부를 접고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UBS의 스티븐 미루오비츠 애널리스트는 “마진율이 낮은 사업부문은 축소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