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식량위기, 식물공장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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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세계 주요 곡물 생산국의 극심한 가뭄으로 최근 곡물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다. 곡물가격 급등은 조만간 지구촌에 식량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세계 주요 20개국(G20)은 곡물가격 폭등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7일 긴급 전화회의를 할 계획이다.

곡물가격 급등은 지난 2007, 2008년 식량위기로 국민 생계가 위협받아 촉발됐던 멕시코와 이집트 등 개발도상국의 폭동을 연상시킨다. 상황은 그때보다 더 나쁘다. 미국 옥수수와 콩의 작황이 5년 전 식량위기 때보다 더 나빠졌고, 유럽 등지의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풀어놓은 돈이 곡물시장에서 투기 세력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이는 세계 5위 곡물 수입국이며 자급률이 26.7%(2010년 말 기준)에 불과한 우리나라에 엄청난 부담이다. 특히 옥수수와 밀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식품가격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올 연말쯤 국내 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곡물가격 상승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대선을 앞둔 후보들도 저마다 애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식량 자급률을 높일 대책 마련에 골몰하지만 실현 가능한 공약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해답을 식물공장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 식물공장은 우리의 장점인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농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또 기후변화, 곡물생산 불안정, 곡물가격 급등,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식량위기 후폭풍에 비교적 흔들리지 않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처럼 협소한 농지에 적합한 식물공장은 발광다이오드(LED), IT, 바이오기술(BT), 로봇, 건축, 디자인 등 첨단 기술의 융·복합산업이다. 단순 농업시설이 아닌 신성장동력 산업의 원천이다.

선진국은 식물공장과 같은 IT 접목 첨단 농업을 우주산업, 나노공학과 동등한 미래 전략산업으로 본다. 일본은 지금 식물공장 150곳을 가동한다. 수익을 내는 곳이 거의 없지만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을 지원한다. 식물공장 노하우와 플랜트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서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도 다음 달부터 광역연계협력사업으로 대경권 식물공장 기반산업 생태계조성지원사업을 시작한다. 식물공장산업 기반을 넓힐 네트워킹과 인력양성, 창업지원, 해외수출이 주요 사업이다. 식물공장은 초기투자비가 많이 들고 전문 인력도 부족하다. 수익성도 기대에 못 미친다. 판로 확보도 아직은 어렵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식물공장은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 중의 하나인 것만은 틀림없다. 지금부터라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정재훈 전국취재 부장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