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기자의 테크 포커스]온라인→모바일, 파워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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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인터넷 포털과 게임 업체들이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엔씨소프트와 NHN이 대표적이다. 각각 온라인게임과 포털시대를 대표해온 대장주들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지금까지의 승승장구가 언제 그랬냐는 듯 2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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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2분기 적자로 체면을 구겼다. 이 회사는 6년여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대규모 감원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기 76억원 영업적자는 기대 이하 실적이다. 상반기 `블레이드앤소울`이란 대작을 내놓은 엔씨소프트로서는 하반기 본격적인 매출 발생이 그나마 남은 기대 요인이다.

`포털산업의 간판` NHN 실적 역시 증시전문가들이 예상한 평균치를 밑돌았다.

매출액은 1분기 대비 0.1% 줄었고 작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5218억원, 영업이익은 1분기와 작년 2분기 대비 각각 7.5%와 1.3% 감소한 151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회사 실적에서 주목할 것은 모바일 사업이다.

아직까지 전체 매출의 8%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 모바일 검색 쿼리가 PC 대비 50%까지 성장했다. 올림픽 시즌 중 모바일 검색 쿼리는 PC 수준에 육박했다.

모바일 검색 쿼리의 성장은 향후 모바일 광고로 연계될 수 있다.

PC기반 온라인 시장이 성숙단계에 들어선 반면에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을 보여주는 예다.

포털과 온라인게임에 대비되는 모바일게임 업체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지난 7일 모바일게임 선도주자 컴투스는 작년 2분기 대비 158%나 껑충 늘어난 220억원의 매출실적을 내놓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05% 늘어난 68억원에 달했다.

게임빌도 시장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2분기 작년 동기 대비 55% 늘어난 152억원 매출과 57% 늘어난 64억원 영업이익으로 상승세를 재확인했다.

이번 2분기 실적은 과거 PC·온라인의 성장세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이 `바통터치` 했음을 입증했다.

앞으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빠르고 분명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스마트폰·스마트기기 보급이 확대될수록 성장 햇살은 모바일 쪽으로 확연히 기울 것이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 한마디/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2분기 포털과 게임 등 인터넷 업체의 실적은 PC 기반 사업이 모바일로 이전되고 있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을 내놓은 엔씨소프트와 NHN에 대해 온라인 시장 성장 정체와 모바일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PC 기반 온라인 시장이 성장 정체에 있는 반면에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조성된 모바일 시장이 큰 폭 성장할 것임을 예견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정 연구원은 모바일 시장이 온라인 시장을 완전히 잠식하는 카니발라이제이션 효과는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PC의 경쟁재나 대체재라기보다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만 모바일 시장을 소홀히 하면 시장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