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IT서비스산업 대우받으려면

전체 매출 규모가 25조원에 육박하고 종사자 수가 20만명에 이르는 산업. 업계 수위 기업의 매출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선다. 바로 IT서비스 산업 얘기다. 결코 작은 규모의 산업이 아니다. 이렇게 거대한 산업이 최근 `빵집`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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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산업은 최근 재벌가 운영 빵집과 함께 대기업 부당거래의 진원지로 인식됐다. 왜 20조원이 넘는 거대한 산업이 빵집처럼 대기업의 부도덕한 사업 영역으로 인식될까.

IT서비스 기업은 지난 1980년대 초 그룹의 정보기술(IT) 자원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계열사 전산실을 통합하면서 설립됐다. IT서비스 기업의 그룹 계열사 IT 지원은 회사 설립 목표기도 한 셈이다. 쌍용정보통신을 시작으로 설립한 그룹 IT서비스 기업은 100여개에 이른다. 이 과정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었다. 존재하는 상당수 그룹 IT서비스 기업의 지배구조는 그룹 오너 관계자에게 집중됐다. 어느 한 IT서비스 기업의 지분 구조는 그룹 오너와 관계된 모든 친인척으로 돼 있다. 이러다 보니 그 기업의 재무 투명성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IT서비스 기업이 과거 캐피털 회사가 담당하던 그룹 오너의 자금 관리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나치게 그룹 계열사 매출에 의존하는 사업 형태도 문제다. 금융·공공 시스템통합(SI) 시장이 저가로 전락한 것도 대형 IT서비스 기업이 그룹 계열사에서 얻은 수익으로 저가 수주에 따른 손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중견·중소 SI 및 소프트웨어(SW) 기업과의 하도급 계약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된다. 이로 인해 IT서비스 기업이 SW생태계를 파괴한 주범으로 몰렸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룹 계열사로부터 과다하게 높은 비용을 받아 공정거래를 위배했다고 한 IT서비스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SW사업대가 기준 등 공정위의 판단 기준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도 잘못한 게 있다면 스스로 바로잡아야 한다. IT서비스 산업이 본연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으려면 말이다.


신혜권 비즈니스IT부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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