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이 또 유출됐다. 그것도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대기업이 당했다. 무려 90조원 가치를 지닌 기술이 해외 경쟁사로 넘어갔다고 한다.
검찰 발표가 나오자 기술을 빼돌린 외국계 기업을 유치했던 지자체는 부랴부랴 해당 기업을 퇴출시키겠다고 난리다. 물론 사후 약방문이지만 당장에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이것뿐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산업보안` 이슈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산업보안은 국가 핵심산업 기술과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활동이다. 기업의 유·무형 자산을 보호하는 기업보안 활동을 산업으로 확장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산업보안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30~40건에 이르는 산업기밀 유출 사고가 발생해 왔다. 2005년 29건이던 산업스파이 사건은 2008년 42건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도 46건이 발생했다.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대다수 중소기업은 산업보안 이슈에 대처할 여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 무방비로 서 있는 어린아이 같은 상태다.
얼마 전 한 중소기업 대표는 직원이 회사 기밀을 유출한 듯한 정황을 포착했음에도 사실상 확인조차 불가능한 현실에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대다수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이다.
최근 경기도에서 `민·관 정보보안최고책임자(CSO:Chief Security Officer) 협의회`를 발족하고 산업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이슈에 적극 대처키로 했다. 경기도는 이를 시작으로 중소기업 맞춤형 보안컨설팅과 교육을 실시하고 산업보안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할 방침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기도에는 국내 기업의 20% 이상이 모여 있다. 이 가운데 90%가량이 중소기업이다. 경기도가 이들 중소기업을 위해 어떤 지원정책을 마련할지 기대가 크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