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장업무 효율화를 위해 추진했던 모바일 현장업무 서비스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보안상 우려로 국가정보원이 현장업무 모바일화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27일 공공기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6월 범부처 모바일 전자정부협의체 2차 워크숍을 개최하고 600여개의 모바일 현장 서비스군을 도출했으나 지금까지 단 하나도 구현하지 못했다. 여러 부처는 지도 점검 및 현장 단속 업무를 사진으로 촬영, 내부 업무시스템으로 전송해 현장에서 처리하는 서비스를 제안했다. 국토해양부의 건축행정 현장준공검사를 비롯해 △경찰청 도로교통 불법 주정차 단속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 일제 조사 △농수산식품부 식품첨가물 제조업소 지도점검 △행정안전부 불법 옥외광고물 지도점검 △환경부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지도점검 △국세청 체납자 자동차 번호판 영치 현장단속 등이다.
당시 행정용 모바일 현장업무에 앱스토어를 구축,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모바일디바이스관리(MDM) 등 공동 활용이 가능한 보안 인프라 등은 공통으로 구축,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한 달 후인 7월까지 모바일 정보화전략수립(ISP)사업을 완료,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준비하고도 실제로 구현하지 못한 것은 국정원 방침 때문이다. 국정원은 모바일 등으로 외부에서 공공기관의 내부 업무시스템 접속을 승인하지 않았다. 특히 영상 등을 촬영해 업무시스템에 전송하는 방식을 허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보안 강화를 위해 외부망과 내부망을 분리했는데, 모바일로 내부망에 접속하면 망 분리 취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내부 업무시스템에 접속하는 망과 외부 인터넷 등을 접속하는 망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쓴다.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현장업무 모바일화는 이미 민간에서는 보험사 등이 활발하게 도입한 모바일오피스”라며 “국가 기밀과 관계되지 않은 현장업무는 모바일로 가능하게 해 업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대국민 서비스가 아닌 내부 업무를 위해 외부에서 모바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보안상 우려가 있어 불허한다”면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업무는 스마트워크센터를 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