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사외이사ㆍ감사 셋중 한명은 `부적격`

금융회사의 전횡이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사외이사나 감사는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서 배제돼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올해 금융사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사외이사와 감사 중 3분의 1 가량은 부적격자들이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에 따르면 53개 유가증권시장 상장 금융회사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원 선임 안건 285건 가운데 CGS가 반대 권고를 낸 것은 74건(26.0%)에 달했다.

임원 중에서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반대 권고를 받은 비율이 각각 31.0%, 33.3%나 됐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 중 CGS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3명 중 1명꼴이었다는 얘기다.

사외이사·감사위원 후보의 부적격 사유로는 최대주주의 주요 특수관계인인 경우가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낮은 회의 출석률(17건), 장기 연임(12건) 순이었다.

최대주주의 주요 특수관계인이거나 장기 연임이 부적격 사유가 된 경우,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 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CGS는 지적했다.

특히 감사 선임 안건 중에서는 후보가 과거 감사 업무 관련 문제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반대 권고를 받은 것이 10건이나 됐다. CGS 반대 권고를 받은 임원 후보 전원이 주주총회를 무사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원 선임 안건이 한 건이라도 반대 권고를 받은 기업은 금융회사(76.6%)가 비금융회사(49.7%)보다 월등히 많았다.

CGS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규제 강화나 각종 모범 규준 도입에도 사외이사·감사위원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비롯한 지배구조에 아직도 상당한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관 변경 안건이 CGS 반대 권고를 받은 비율은 30.0%로 집계됐다. 이들은 대부분 개정 상법에 따라 이사 책임을 감경하거나 이익배당의 이사회 승인을 허용한 것과 관련됐다.

CGS는 기관투자자들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주요 상장회사들의 주주총회 의안을 분석하고 의결권 자문서비스를 제공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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