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특허괴물 소송 대응에 기업들 34조원 날려

글로벌 기업들이 특허괴물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한 해에만도 약 34조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미국 보스턴대학 연구팀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특허괴물들이 총 1150개 기업에 5842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기업은 1년간 약 290억달러가량을 지출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특허괴물들이 제기한 소송건수는 약 1401건이며 기업들은 약 66억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7년 새 특허소송 건수와 기업들의 대응 비용 지출이 4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특허괴물이 먹잇감으로 겨냥했던 기업들이 상당수 중견, 중소기업이었다는 데 있다. 지난해 특허소송에 대상이 된 기업 중 연간 매출이 10억달러 이하인 중견·중소기업 비중이 5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에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되레 주공격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소송에 휘말린 중소기업은 수익의 상당수를 비용으로 쏟아부었다.

연구를 담당했던 마이클 모이어 보스턴대 교수는 “대기업은 대응 시스템과 예비비가 갖춰져 있어 중도 합의가 가능한 반면에 중소기업들은 그렇지 못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더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현 특허시스템의 문제를 여실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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