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열리는 국정감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가 있다. 연구개발(R&D) 사업 평가관리다. R&D 평가관리기관과 과제를 수행하는 기관이 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너무 강압적으로 관리하거나 느슨하게 관리해도 지적을 받는다. 때로는 단기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기초 R&D 체계 자체가 흔들린다는 비판도 따른다. 이래저래 평가관리기관은 고달프다.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기관이 곤욕을 치른다.
평가관리기관의 관리가 부족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 규정을 악용하는 과제수행자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빠지는 일도 더러 있다. 주 사업이 `정부 R&D과제 수주`인 기업도 있다. 기술력보다는 잘 만든 사업계획서와 그럴듯한 사업설명으로 따낸 과제를 매출로 잡는다. 이들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과제 성패와 상관없이 자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과제다. 다음은 상환액수가 적은 과제다. 어떻게든 정부에 상환하는 금액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극히 일부 기업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이런 기업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선의의 개발기업이다. 정부도 이런 미꾸라지 같은 기업을 없애기 위해 R&D 사업 선정 단계부터 투명하게 하고 평가관리를 강화하려고 힘쓴다.
그런데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과거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적용했다. 이달 초 R&D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하고 연구수행 부정방지를 서약하는 `푸름 R&D 선언식`을 가졌다. 최근에는 수행과제를 최종 평가한 후 결과물 성과에 따라 사업비를 차등 지급하는 `후불형 서바이벌 R&D 사업`을 도입, 2개 과제 참여기업을 선정하기도 했다. 과제 수행기관의 부정행위가 지능화하면 관리기관의 감시와 평가도 엄격해지게 마련이다. KEIT가 엄격한 제재가 아니라 과제 수행기관이 건전한 과제 수행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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