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21일 정전훈련 모두 참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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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다.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많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연일 맑고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이 많아 기온은 더 오를 기세다. 전국 대부분 지방의 가뭄지수가 위험단계에 올랐다. 태풍이라도 와서 비를 뿌려줬으면 하지만 4, 5호 태풍 모두 일본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분간 별다른 비 예보가 없어 불볕더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전력수급 관계 기관은 초비상이다. 전력공급능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 낼 수 없다. 올해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준공이 예정돼 있지만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내년 준공이 예정된 신월성 2호기와 신고리 3호기도 앞서 진행 중인 원전 준공 일정에 따라 일정이 변화할 수 있다. 대형석탄화력발전소도 2014년(영흥화력 5, 6호기)과 2015년(당진화력 9호기)에나 준공 일자가 잡혀 있다. 새 발전소를 가동할 때까지는 어떻게든 견뎌내야 한다.

지난 7일에는 우려한 대로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내려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관심단계가 발령돼 비상조치가 이뤄졌다. 다행히 최근 발전소들이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전력공급에 참여해 전력공급능력이 7200만㎾ 수준이 됐다.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8월 사이에는 예비전력이 150만∼200만㎾로 떨어지는 일이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전력이 200만㎾ 밑으로 떨어지면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비상조치를 취한다.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정전 대비 위기 대응 훈련`이 실시된다. 예비전력이 100만∼200만㎾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를 가정하고 진행하는 훈련이다. 정전훈련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민과 함께 비상상황에서 국가적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는 모의훈련이다. 전국 읍 이상 지역이 대상이다. 정전훈련은 국민 참여가 중요하다. 실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기 위해서다. 가장 덥고 전력소비가 가장 많은 오후 2시에 실시한다. 많은 불편이 예상되지만 쾌적한 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운동으로 이해하고 모두 참여해야 한다. 불편하더라도 사전에 배포한 행동요령에 따라 냉방기기와 전자제품 사용을 중지하고 불필요한 조명을 끄는 등 협조해야 한다.

이번 훈련에는 주요 경제주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과거 금 모으기 때처럼 국민의 저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 국민 정서에 호소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정부도 준비 중인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계획을 제대로 세워 국민이 경제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할 것이다.


주문정 논설위원 mj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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