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에서 55인치 풀HD TV 이후 주춤했던 고해상도·대형화 경쟁이 다시 점화됐다. 한국의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대항하기 위해 해외 패널 업체들은 대형 또는 초고선명(UD, 4K×2K) LCD 패널에 눈을 돌렸다.
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대만 AUO와 CMI는 하반기 55·60·65인치의 대형 초고선명(UD) LCD 패널을 출시한다. 특히 AUO는 옥사이드 방식의 UD 패널을 출시키로 하고, 라인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UD는 풀HD보다 4배 선명한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다. 해상도가 3840x2160에 달해 4K×2K라고도 부른다. UD 패널은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샤프 등이 개발했으나 시장에 내놓을 정도는 아니다. UD 방송과 콘텐츠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이 최근 AM OLED TV로 디스플레이 시장의 기선을 잡자 해외 기업들은 AM OLED보다는 빨리 양산할 수 있는 UD급 대형 패널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만 외에 중국도 UD 패널 개발에 한창이다. 이미 CSOT는 지난 3월 110인치의 UD 패널을 개발해 공개한 바 있다. BOE도 9월 출시를 목표로 50인치 이상 UD 패널을 개발 중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LCD의 해상도를 높이고 크기를 키우는 것이 AM OLED TV 개발보다 접근하기 쉽다는 점도 있지만 대형화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와도 맞아떨어진다. 덕분에 60인치 이상 LCD 패널에 집중 투자했던 샤프의 출하량도 급증했다. 지난 2010년에는 분기당 출하량이 10~20만개 수준을 유지하다 작년부터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 출하량은 15만개 수준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68만개로 네 배 이상 늘었다.
대형 고해상도 TV가 인기를 끌자 LG전자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9월을 전후해 84인치 UD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정윤성 더엔피디그룹(디스플레이서치) 상무는 “침체된 TV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며 “한국은 TV 차별화를 AM OLED에 포커싱하고 있는 동안 대만이나 일본에서는 UD나 대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