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전기자동차를 빌려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탄소 제로 섬`을 위해 지난해 전기자전거 대여서비스를 추진했으나 사고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일시 중단했다. 제주도의 전기차 렌탈서비스는 국내 첫 사례로 스마트그리드 시장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환경부 전기차보급사업을 통해 7월부터 전기차 58대를 투입, 일반인 대상으로 렌터카 사업을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1만5378대의 렌터카가 운행되는 제주도는 국내 최대 렌터카 시장으로 전기차가 렌터카에 사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청은 렌터카 사업자로 KT금호렌터카(22대)·SK네트웍스(20대)·포스코ICT컨소시엄(10대)을 각각 선정했으며 친환경차 렌터카업체인 쇼카 등과도 사업을 협의 중이다. 제주도는 올해 초 전기차 58대분 예산을 확보하고 환경부 전기차보급사업 보조금 지원을 받아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사업에는 기아차 `레이(RAY)`가 전량 사용된다. 차량(가격 4500만원)당 1500만원의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구축비용 880만원이 지원된다.
제주도청은 지난달 `탄소 없는 섬`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공공기관 차량·렌터카 등을 전기차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30년까지 상용차를 포함한 37만1000여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식경제부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을 통해 10여대 전기차와 130여기의 충전기를 구축한 만큼 이번 렌터카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종휘 제주도청 주무관은 “올해 58대 전기차를 렌터카사업에 투입해 7월부터 일반인도 차량 이용이 가능하다”며 “아직 일반인에게 전기차는 생소하지만 렌탈을 통해 매연 없는 친환경차량의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금호렌터카는 제주지역 KT사업장을 대상으로 장기렌탈용 20대와 단기렌탈용 2대를 운영하고 SK네트웍스는 지역 렌터카 업체를 통해 사업에 참여한다.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중소업체들도 렌터카 사업에 참여해 운영 솔루션 등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선다. 포스코ICT는 다음커뮤니케이션·대경엔지니어링·피엠그로우·중앙제어·AD모터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한다. 컨소시엄은 중앙관제센터를 구축·운영하는 등 모든 전기차와 충전시설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전기차 에너지량이나 운행상태를 파악, 운전자에게 이를 알리고 충전 과금 내역 등도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이규제 포스코ICT 부장은 “전기차는 일반 차량과 달리 충전인프라는 물론 향후 신재생에너지원과도 연동하기 때문에 관련 운영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