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없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마라.”
이석채 KT 회장이 작심하고 `네트워크 무임승차`를 비판했다.
15일 `월드IT쇼 2012`의 부대행사로 열린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에서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이 회장은 “네트워크 무임승차가 가능한 스마트TV, OTT(Over The Top), 소셜네트워크(SNS) 등 기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네트워크를 쓰는 것에만 관심 있고 투자를 등한시하는 현 상황이 이어지면 `통신 블랙아웃`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원고를 거의 읽지 않고 청중을 바라보며 유창한 영어로 발표를 진행한 이 회장은 도입부에는 `스마트 컨버전스`에 따른 산업 전반 혁신과 `가상상품(virtual good)` 시장 팽창·새로운 `연결 경제` 확대를 설명했지만 발표 중간쯤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으면 스마트TV도 바보상자”라고 운을 뗀 이후부터는 줄곧 트래픽 증가에 따른 네트워크 투자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마트TV 차단에 나서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경험이 있는 KT로선 뼈가 있는 말이다.
이 회장은 “데이터 트래픽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은 2015년까지 모바일 트래픽이 100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이미 우리는 (네트워크 수용 능력이) 막바지에 왔다”고 우려했다. 그는 “통신사가 네트워크에 투자한 만큼 회수할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다”며 “매출로 만회가 안 되기 때문에 미래 투자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 없이는 스마트 컨버전스에 따른 새로운 혁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통신사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비중은 20~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공원이나 도로처럼 공공재로 인식돼 너나 할 것 없이 마구 사용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네트워크 블랙아웃이 일어나고 모든 산업이 문을 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문제 해결책으로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인센티브 △새로운 규칙을 통해 무임승차 서비스 공동 대응 △네트워크에 대한 인식 전환 유도와 공동 자산화 등을 꼽았다.
그는 “인센티브 부여로 네트워크 구축이 활성화되면 더 큰 벤처붐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임승차 서비스에 대해선 `해적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며 “이를 허용해선 안 되고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네트워크를 독점 구축하고 소유하는 게 아니라 컨버전스 산업 일환으로 공유하는 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네트워크를 비용이 아닌 값진 투자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발표를 마쳤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