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신규 업체 “시작이 만만찮네”

태양광 사업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의 행보가 더디다. 불황으로 기존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신규 업체는 상황을 살피며 투자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태양광 사업 진출을 선언한 동부그룹은 본격적인 투자규모·시기 등을 아직 검토 중이다. 잉곳·웨이퍼 업체 네오세미테크 인수도 추진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적으로 태양광 시장 불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급하게 투자를 추진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동부메탈은 당초 콜 옵션 행사를 통해 지분을 취득하는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네오세미테크의 경영권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업계는 동부메탈이 네오세미테크를 인수해 잉곳·웨이퍼 사업을, 반도체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동부하이텍이 태양전지 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태양광 부문 투자 결정이 연기됐다”며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지켜보고 있으며 사업 추진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정형이 대세인 만큼 우선 이 부문 사업 추진을 고려하고 있지만 박막형도 나름의 시장이 있기 때문에 이 사업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간생산 120㎿ 규모 박막태양전지(CIGS) 제조공장 건설을 준비했던 LG이노텍도 착공 시기를 무기한 미뤘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만큼 연구개발(R&D)를 지속하면서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까지 3년간 정부의 `유리기판 CIGS계 박막 태양전지 모듈 제조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한 바 있다.

업계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태양광 시장이 회복될 전망인 만큼 두 업체가 R&D 확대 등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수합병(M&A)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박진호 지식경제 R&D 태양광 PD는 “LG이노텍은 그동안 꾸준히 R&D를 해왔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박막 대표 기업인 미국 퍼스트솔라도 힘들어 하는 상황인 만큼 원가를 계속 줄이는 기술개발을 해야할 것”이라며 “동부그룹은 상대적으로 R&D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력 있는 업체를 M&A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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