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박용선 엔지스테크널러지 사장

“GM은 기업 규모나 브랜드 인지도는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기술력이 자신이 원하는 스펙에 부합하는지만 철저히 따져보더군요.”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임직원 30여명 규모 벤처기업 `엔지스테크널러지`는 최근 GM의 스마트카 내비게이션 솔루션으로 자사 상품 `고고라이브`을 공급하는 낭보를 전해왔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주요 매체에도 비중있는 기사로 다뤄졌다. 지난 주 열린 뉴욕모터쇼에서 GM은 고고라이브를 이용한 스마트폰-차량 연결 솔루션인 `고고링크`를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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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스테크널러지 `고고라이브` 내비게이션을 GM 자동차에서 구현하는 장면

뉴욕 모터쇼를 다녀온 박용선 엔지스테크널러지 사장은 “GM이 원한 기술의 핵심은 스마트폰 기반의 내비게이션이 기존 차량용 순정 내비게이션과 같은 성능을 내는 것”이라며 “TCS·텔레나브 등 글로벌 기업들을 제치고 엔지스와 계약을 맺은 이유도 오로지 기술력만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때 `안정성`을 이유로 외국계 대기업 제품만을 선호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엔지스테크널러지는 박 대표가 25살의 나이로 회사를 설립한 1998년부터 15년 가까이를 지리정보시스템(GIS)·내비게이션 엔진 기술 한 우물만을 파온 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 현대오토넷(2005년 현대자동차가 인수)의 단말기에 국산 최초로 PND(Personal Navigation Device)용 엔진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국내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란 국영 자동차 기업인 `코드로(Khodro)`에도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GM은 미래형 스마트카 핵심인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에 매립형 통신장비 대신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연계한 솔루션을 택했다. 차량에 별도 통신장비를 추가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원가를 10%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휴대성까지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GM 자동차를 연결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엔지스테크널러지의 제품을 낙점했다. 국내 유수 대기업도 자동차 연결용 솔루션을 GM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경우도 있을만큼 까다로운 선택을 했다.

박 사장은 “미국 내비게이션 시장은 얼마나 화려한 콘텐츠로 솔루션을 치장하는가 보다는 얼마나 지역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맞춤화되고 고성능 기술을 구현하는 가를 중시한다”며 특별한 브랜드 인지도 없이도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엔지스테크널러지 내비게이션은 한국 내비게이션 엔진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리고 있기도 하다.

박 사장은 앞으로도 하드웨어 완제품에는 눈길을 돌리지 않고 고성능 엔진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GM을 시작으로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결한 커넥티드 카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다른 공급처를 적극 물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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