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버리고 '이걸' 원해…

디지털 콘텐츠 허브 7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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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스토어 메인화면

구글이 거대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했다. 기존 안드로이드 마켓, 구글뮤직, 구글북스 등을 하나로 통합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7일 공개했다. 이후 구글TV, 구글 오디오 등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연결하는 `디지털 콘텐츠 허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애플 앱스토어, 아마존닷컴 등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구글은 이날 홈페이지에 기존 안드로이드마켓, 구글북스 등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로 개편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서비스했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데 묶었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필요한 앱을 한곳에서 찾고 내려받아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크롬북 등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제이미 로젠버그 구글 디지털콘텐츠 담당 총괄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로 엔터테인먼트를 더욱 쉽게 관리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라 모든 음악과 영화, 책, 앱 등을 온라인에 저장하고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제공되는 모바일 앱은 45만개 이상이며 책은 400만권, 노래와 영화는 1300만건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구글은 애플 아이튠스에 대항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마켓에 앱 이외에 음악, 도서, 영화 등의 일부 콘텐츠를 올려 서비스해왔다. 하지만 광고용 카테고리에 묶여 노출이 적고 직접 수익은 미미했다. 지난해 출시한 구글뮤직과 구글북스 역시 예상보다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 바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콘텐츠와 서비스를 통합함에 따라 모바일 OS시장 지배력이 더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 앱에서만 일어났던 매출과 광고수입도 늘어난다. 이용자들은 앱 구매에만 썼던 돈을 전자책, 영화, 음악 구매에도 사용하게 된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협력업체들도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그 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온라인 광고가 96%를 차지하는 구글의 수익 구조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과감하게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을 버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구글은 안드로이드 브랜드 구축에 많은 비용과 자원을 쏟았다. 그럼에도 악성 코드와 무료 앱이 난무한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왔다. 구글이라는 로고를 앞에 붙여 공신력을 덧붙이려는 의도도 전달된다. 애플에 대항해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선점하려면 구글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양한 기기로 제공한다는 것을 넘어선다. 구글은 최근 홈 엔터테인먼트 가전제품 상용화 테스트를 위해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승인 허가서를 요구해 주목을 받았다. 콘텐츠 허브와 하드웨어 플랫폼이 접목되는 지점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마이클 맥과이어 미디어 담당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애플, 아마존 등과 격렬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진일보한 전략을 내놓았다”며 “다양한 콘텐츠를 매끄럽게 전달해주는 `효율적인 정비(streamline)`를 했다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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