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정보기술(IT) 통합이 `PMI(인수후 통합) 수행과제` 중 최우선 업무로 진행된다. 전국에 산재된 하나금융그룹내 각 계열사의 전산센터와 콜센터 등이 한 곳에 모일 전망이다.
이달말 퇴임 예정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69)은 지난 2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외환과 하나의 노사 합의사항을 보면 IT와 카드부문은 가급적 빨리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자고 돼있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5년까지 걸린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하나금융이 원래 인수·합병을 통해 커 온 그룹이여서 각 금융계열사의 전산센터와 콜센터, 연수원 등이 전국에 산재돼 있다”며 “이를 현재 건립이 추진 중인 인천 청라 지구내 `하나금융드림타운`에 묶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IT가 발전할수록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며 “보안은 투자의 밑받침 없이 안정화되기 힘든데, 이를 위해서는 결국 금융그룹의 규모 자체를 키워야 보안 투자에도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해 앞으로도 `몸집 불리기`는 계속돼야 한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지난 40여년간 하나금융에 몸담아 온 김 회장은 “내 이름에서 `하나`는 뗄래야 뗄 수 없다”며 퇴임 후에도 하나금융을 위한 `조언자` 역할을 자청하면서도 경영간섭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외환은행 헐값인수 후 매각에 대한 `론스타`와 관련한 질문에는 “원래 사모펀드의 속성이 그런거 아니냐”며 “여기에 윤리적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보니 오히려 `리스크 매니지먼트(위험 관리)`는 론스타가 제대로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김 회장은 덧붙혔다.
반세기 동안 금융권에 몸담아 온 은행인으로서 한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회장은 “금융산업이 더 발전하려면 은행과 비은행 부문 양쪽의 지식은 물론 미래를 볼 줄 아는 선견지명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야 한다”고 전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점, 한국 금융당국의 감독체계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장에는 김인환 하나금융 미래발전기획단장이 참석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간 IT영역 PMI 수행과제`를 설명했다.
김 단장은 △양행 직원간 그룹웨어·웹메일 공동이용 △IT자원 공동구매를 통한 도입비용 절감 △마케팅용 고객정보 공유시스템 구축 △정보분석시스템 연계시스템 구축 △신용카드 교차판매지원용 시스템 구축 △양행간 중복사업 조정 및 IT기기 재활용을 통한 비용절감 등을 주요 IT영역 과제로 제시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