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도 견디는 침엽수가 존재해?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소나무와 가문비나무 등 일부 침엽수는 마지막 빙하기에도 살아남은 종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2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빙하기가 끝나 약 9천년 전 다시 기온이 오르고 얼음이 녹을 때까지는 스칸디나비아가 나무 한 그루 없는 빙하지대였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따라서 오늘날 이 지역의 침엽수림을 이루는 나무들은 마지막 빙하기에도 얼음으로 덮이지 않았던 유럽 남부와 동부 지역 나무들의 자손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스칸디나비아 3국 학자들이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몇몇 섬과 해안 지대의 일부 침엽수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살아 오늘날 숲을 이루는 자손을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현대의 스칸디나비아 침엽수림과 고대 호수 퇴적층에서 발견된 소나무와 가문비나무의 DNA를 분석하고 다른 고대 대형화석 및 DNA와 대조한 결과 일부 나무들은 유럽 남부와 동부의 것보다 역사가 오랜 빙하기 수종의 자손임을 밝혀냈다.

이들은 특히 노르웨이 북서부 안되야섬에서 발견된 2만2천~1만7천700년 전의 화석 증거를 통해 당시 스칸디나비아 반도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얼음이 없는 `피난처`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다른 나무의 기원은 노르웨이 중부 트뢴델라그 지역으로 밝혀졌다. 학자들은 `누나타크`로 불리는, 얼음으로 덮이지 않은 산꼭대기나 산등성이, 기후가 비교적 온난한 해안 부근에 있던 나무들이 살아남아 자손을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늘날에도 그린란드의 빙상에서 볼 수 있는 `누나타크`는 비록 나무는 없지만 학자들은 혹독한 기후 속에서도 이런 곳이라면 나무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연구진은 "오늘날 스칸디나비아의 침엽수림은 빙하기를 견뎌낸 토착 수종의 자손들과 얼음으로 덮이지 않은 유럽 남부와 동부에서 온 수종의 자손들이 어우러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가 "혹독한 환경 속의 나무와 생물다양성, 생존에 관한 기존의 과학 지식에 도전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즉 이 지역에서 자생하는 두 종류의 가문비나무는 경도(硬度) 등의 측면에서 개체간 차이가 아닌 종의 차이에 따른 상이한 성질을 갖고 있고 이는 특정 재질의 가문비나무를 키우려는 조림(造林) 사업가 등에게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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