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불황 돌파하는 원동력은 제조설비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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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태양광 잉곳 그로어가 설치된 웅진에너지 제2 공장.

 중견 태양광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태양광시장 불황을 제조설비 국산화로 돌파하고 있다.

 25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한국실리콘·웅진에너지·신성솔라에너지 등 국내 중견 태양광업체들이 각각 폴리실리콘·잉곳·태양전지 제조설비를 국산화해 설비투자비의 20~50%를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오는 4월 1만톤 규모 제2 폴리실리콘 공장 준공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실리콘은 폴리실리콘 핵심 제조 설비인 ‘CVD 리액터’를 국산화했다. 한국실리콘은 CVD 리액터 용량을 두 배 가까이 대형화해 전기설비 설치비 등 부대비용도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통상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는데 1조원 가량 투자비가 소요되는 상식을 깨고, 절반 수준인 5000억원 정도의 투자로 폴리실리콘 2공장(1만톤 규모) 준공을 앞두고 있다. 장비 국산화에 따른 투자비 절감은 곧 폴리실리콘 생산 단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한국실리콘이 2공장을 준공하면 OCI·햄록 등 세계 메이저 폴리실리콘 업체 수준인 1㎏당 20달러 정도로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GW 규모 태양광잉곳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웅진에너지는 국내 업체인 에스텍과 합작해 개발한 국산 잉곳 그로어를 2공장(650㎿ 규모)에 전량 설치했다. 1공장(350㎿ 규모)에는 일본에서 그로어를 수입해 설치했으나 2공장에는 국산 설비를 투입했다.

 웅진에너지는 길이 2m 잉곳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수입 설비를 국산으로 대체함으로써 설비 투자비 20%가량을 절감했다.

 신성솔라에너지는 태양전지 제조설비 85%를 계열사인 신성FA에서 개발한 국산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태양전지 1기 생산라인 50㎿에만 독일에서 들여온 생산장비를 설치했을 뿐 2기 라인부터는 국산장비를 적용했다. 신성솔라에너지는 국산설비 도입으로 투자비를 30%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신성솔라에너지는 국산장비를 사용해 발전효율 20%를 넘보는 고효율 태양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과잉 상황인 글로벌 태양광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품질은 기본이고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생산 설비를 국산화하는 것은 비싼 독일·일본 장비를 도입한 해외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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