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스마트폰과 `테카르트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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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우 임제 대표

 영화마케팅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벤처기업인 네오엠텔은 강제규 감독이 7년 만에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됐던 블록버스터 영화 ‘마이웨이’ 홍보를 위해 스마트폰 론처를 제공했다. 론처에는 영화의 감동적 장면과 배경음악을 함께 담아 진한 감동과 긴 여운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영화 관람객으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받았고, 영화마케팅의 새로운 기법이란 평가를 받았다. 일종에 ‘테카르트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기술제품에 예술을 접목해 마케팅하는 것을 두고 ‘기술(Technology)’과 ‘예술(Art)’을 합성해 ‘테카르트 마케팅’이라 한다. 테카르트 마케팅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케팅에서 활용해 온 기법이다. 조르조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벤츠 조르조 아르마니 버전, 독일 패션 디자이너 질 샌더가 디자인한 푸마 운동화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는 이노 디자인과 레인콤이 함께 만든 ‘이노 아이리버’, 이탈리아 출신 패션 디자이너 로베르토 카발리가 디자인한 LG전자 휴대폰, 삼성전자와 베르사체가 손잡은 프리미엄 패션 휴대폰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기술과 예술 만남이 가장 큰 화제가 된 제품은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명품 패션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와 손잡고 만든 ‘아르마니 파브 TV’다. TV 가격은 116㎝(46인치)가 자그마치 699만원, 132㎝(52인치)는 869만원에 달했다. 당시 시중에서 46인치 일반 제품이 200만원 후반~300만원 후반, 52인치는 500만원대에 팔린 것을 생각하면 약 두 배 정도 비싼 가격이었다.

 이를 두고 명품브랜드에 고급 이미지를 더한 ‘하이 프레스티지 전략(High prestige strategy)’이라 일컫기도 한다. 이 같은 전략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일상제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예술 가치를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간 영역을 넘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제품의 구매 요구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시너지 또한 엄청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테카르트 마케팅 전략수립을 위해서는 세 가지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제품 브랜드 속성과 부합하는 디자인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제품의 종류, 브랜드 정체성과 포지셔닝, 제품이 사용되는 장소 등 제품 자체의 속성을 정확히 파악해 잘 조화될 수 있는 디자인을 도입하는 것은 테카르트 마케팅의 필수조건이다. 특히 외부 디자이너를 활용하게 된다면 제품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는 디자이너를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둘째, 디자인의 대중성과 실용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가 4326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 결과를 보면 ‘가전제품 구매 시 가장 고려하는 테카르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감각적인 디자인과 편리한 기능’을 꼽은 사람이 70.7%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나치게 혁신적이거나 디자인 중심으로 제작되어 사용편리성이 떨어진다면 결국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게 된다.

 셋째, 장기적으로 디자이너를 확보하는 일이다. 외부 유명 디자이너를 활용한다는 것은 단기적 효과 창출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비싼 로열티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 내부 우수 디자이너를 발굴, 양성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렇듯 산업간 경계를 넘는 발상의 전환은 기업 경영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영인이 많다. 문제해결 노력은 어느 한 곳에 있지 않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품을 예술화한 테카르트 마케팅처럼 경영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원동력을 찾는 노력 또한 필요한 시점이란 점에 특히 주목했으면 한다.

 안석우 임제 대표 aswp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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