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78> 셔틀

 본인 의사에 반해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사람.

 주로 학교에서 일진이나 힘센 학생의 강요에 의해 빵이나 담배 등 각종 심부름을 하는 학생을 말한다. 왕따나 힘이 없고 소심한 급우 등 만만한 친구를 찍어서 셔틀로 부리는 경우가 많다. 명백한 학교 폭력이다.

 매점에서 빵 사오는 심부름을 하는 ‘빵셔틀’이 대표적이다. 100원 내주며 1000원짜리 빵을 사오라고 하는 악질 일진도 있다. 빵셔틀이 대표적이지만 힘과 지위를 이용해 강압적으로 상대가 원치 않는 일을 시키는 폭력적 행위를 통칭한다.

 일선 학교에서 상당히 오래 암암리에 존재해 왔지만, 최근 일진의 괴롭힘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중학생 사건 이후 다시 논란이 됐다.

 집에서 돈을 가져오게 하는 ‘돈셔틀’, 이동 수업 중 자기 교과서를 들고 오게 하는 ‘교과서 셔틀’, 가방을 대신 들어주는 ‘가방 셔틀’도 있다. 최근엔 만만한 친구에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스마트폰을 쓰게 한 후 공짜 인터넷을 뺏어 쓰는 ‘와이파이 셔틀’도 등장했다.

 본래 영어 단어 ‘셔틀’은 두 지역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정기 왕복 항공기나 버스·기차 등을 말한다. 현대 한국적 의미의 ‘셔틀’이란 표현은 스타크래프트에 게임에 등장하는 프토로스 종족의 수송선 유닛 ‘셔틀’에서 유래했다.

 승리를 위해 게임 유닛을 조종하듯 죄책감 없이 친구를 부리는 청소년 문화에 어른들 먼저 반성하자.

 인터넷엔 고등학교 때 빵셔틀을 부리던 일진이 졸업 후 중국집 배달원이 됐는데, 배달 간 집 주인이 예전 자기 빵셔틀이었단 이야기도 화제가 됐다. 전직 빵셔틀은 그 후 그 중국집에서 유독 자장면을 많이 시켜먹었다는 후문.

 특정 팀이나 선수에게 유독 많이 패한 팀이나 선수를 승리셔틀 혹은 승점셔틀이라 부르기도 한다.

 

 * 생활 속 한마디

 A: 최근 일선 학교도 IT 혁명에 발맞춰 많이 변모했죠?

 B: 그렇죠. 예전부터 있던 빵셔틀뿐 아니라 ‘와이파이 셔틀’도 등장했으니까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