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협력사를 공개했다.
15일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에 세계 156개 주요 협력사 업체를 공개했다. 이들 업체는 애플의 자재구매와 조립, 생산비의 97%를 차지한다. 주요 부품공급업체 목록에는 국내 삼성전자, 하이닉스, 삼성전기,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포함됐다. 일본 소니, 샤프, 도시바, 엘피다, 미국 인텔 등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애플은 홈페이지에 명단을 공개했을 뿐 아니라 이들 기업의 근로환경, 노동여건, 인권보호 등 의무준수 조항페이지도 개설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인권당체들의 압박을 받고 있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애플은 그간 협력업체와 기밀계약서를 통해 부품공급업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공급사에 대해서도 비밀협약을 어길 경우 계약을 철회하겠다고 압박했었다. 이런 태도를 바꾼 이유는 최근 혼하이정밀 등 일부 공장에서 노동자 임금과 노동환경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한편 애플은 협력사에 대한 외부 감시를 위해 워싱턴 소재 공정노동위원회(FLA)에 가입했다. FLA는 각국 근로자들의 작업환경 감시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구다. 정보통신기술 분야 업체가 FLA에 가입한 것은 애플이 처음이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수석부사장은 “지난해 협력사에 대해 200회 이상의 감사 활동을 했다”며 “FLA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으로 협력사의 투명성과 노동 근로 조건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