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로 사각형 안에서 그리고 사각형과 함께 생각하면서 생활한다. 사각형의 아파트, 사각형의 집안에 있는 사각형 소파에 앉아 사각형 TV를 보다가 사각형 방안의 사각형 침대에서 잠을 잔다. 사각형 방안에서 나와 사각형 화장실에서 사각형 거울을 보면서 출근준비를 하고 사각형 집의 사각형 문을 열고 나와 사각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사각형 버스나 사각형 지하철을 타고 사각형 사무실로 출근한다.
사각형 건물의 사각형 출입구를 열고 들어가 다시 사각형으로 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각형 사무실로 들어간다. 일정을 체크하는 다이어리와 달력도 사각형이다. 사각형 사무실에서 사각형 책상 위의 사각형 컴퓨터 모니터를 켜놓고 사각형으로 된 책을 보고, 사각형 노트에 메모를 하고, 때로는 사자성어로 그 뜻을 음미하면서 생각도 사각형으로 하고, 사각형 책을 쓴다. 사각형의 명함집에서 사각형 명함을 꺼내 서로 교환하면서 우리는 점차 생각이 사각형인 사람들의 클럽인 ‘사각지대’에 가입한다. 더불어서 생각도 사각사각(死角死角) 죽어간다.
온통 사각형의 박스 안에 내 관점이 들어가고 거기서 나오면서 사각형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 그 사각형 안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고 필요 없는 것으로 사각형 밖으로 추방된다. 기존의 틀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닫아버린다. 사각지대에 가입하는 순간, 관습과 타성에 젖어 안색은 사색이 되고, 그 때부터 ‘상식’의 덫에 걸려 ‘몰상식’한 발상을 인정하지 않는 ‘식상’한 삶을 살아간다. 사각형 안에서 틀에 박힌 사고(思考), 특히 기존의 틀 안에서 논리적 사고 ‘스킬(Skill)’을 강조하다보니 정작 사고능력은 향상되지 않고 사고 스킬은 ‘킬(Kill)’ 즉, 죽어가고 ‘사고’가 뒤집혀 ‘고사(枯死)’된다. 사각형 박스 안에서 ‘사유(思惟)’는 일어나지 않고 ‘유사 사고(類似 思考)’만 만연되며 남다른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地圖, Map)가 그려지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남다른 생각을 촉발시킬 수 있는 생각의 지도자(指導者, Leader)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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