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76> 멘탈 붕괴

 갑자기 심한 충격이나 돌발적 위기, 곤혹스러운 상황을 당해 정신이 나간 상태.

 급작스런 충격을 받아 눈에 초점을 잃고 말없이 멍해진 상태, 혹은 격렬하게 울부짖으며 할 말 못 할 말 쏟아내는 상태 등 ‘제 정신이 아닌 상황’을 두루 일컫는다.

 정신적으로 무너진다는 의미를 강렬하게 표현했다. 줄여서 ‘멘붕’이라고도 한다. 비슷한 표현으로 ‘정신줄을 놓다’의 줄임말인 ‘정줄놓’이 있다.

 학원 간다며 나가선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다 엄마에게 딱 걸린 학생은 멘탈 붕괴에 빠진다. 키보드 배틀에서 철저히 패배한 후 멘탈 붕괴를 겪어 인터넷을 떠나기도 한다.

 한나라당은 자기 당 비서관들이 선관위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혐의로 체포되고 나서야 멘탈 붕괴에 빠져 비대위를 구성했다. 김정일 사후 북한 주민들의 멘탈 붕괴는 과거 김일성 사망 당시보단 덜 하다는 평이다.

 인터넷에서 ‘멘탈’은 운동선수가 위기나 돌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플레이하며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 정신적 관리 능력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평소에 나태하거나 방탕하지 않고 꾸준히 훈련하는 것도 멘탈에 포함된다.

 ‘정신력’과 유사한 의미다. 돌발 상황이나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며 충분히 실력 발휘를 하는 경우 ‘그 선수는 멘탈이 좋다’, 그렇지 못 하면 ‘멘탈이 나쁘다’고 표현한다.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실력 못지않게 필요한 것은 좋은 멘탈이다. 우수한 자질을 지녔음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면 멘탈이 안 좋은 선수다.

 위기 상황에서 감정이 흔들려 자주 대세를 그르치는 선수는 ‘유리 멘탈’이라고 한다. ‘새가슴’과 같은 의미다.

 스포츠 전문가가 넘쳐나는 포털 및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이 운동선수를 비판할 때 가장 많이 거론하는 것도 ‘멘탈’에 관련된 부분이다.

 

 * 생활 속 한 마디

 A: 김대리는 오늘 왜 하루 종일 멍한 상태죠?

 B: 어제 회식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멘탈 붕괴가 일어났어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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