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휴대폰 바잉파워(buying power)가 세지고 있다.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스마트폰 구매에도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제조사에 주문하는 LTE폰 초도물량이 10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옵티머스 LTE는 초기 개런티 물량만 20만대에 달했다. 지금까지 5만대를 넘기 힘들던 것과 비교하면 3~4배 커진 바잉파워다.
제조사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요구하는 물량이 다른 통신사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구매력이 커지면서 LG유플러스를 대하는 제조사의 태도도 점점 바뀌는 양상이다. 그동안 시장점유율에 맞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서로 배정하던 관행이 깨지고 있다. LTE폰은 LG유플러스가 경쟁사와 비슷한 규모의 물량을 받거나 오히려 좀 더 받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의 LTE폰 바잉파워는 그만큼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LTE폰 누적판매량 60만대를 돌파했다. 초기 20만대를 개런티 한 옵티머스 LTE는 이를 훌쩍 넘겨 34만대나 팔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갤럭시2 HD’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동시 공급한 것도 LG유플러스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달리 2G CDMA칩을 추가로 내장하는 등 특화해서 개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제조사가 SK텔레콤과 KT 제품을 먼저 개발해주고 1~2개월 지난 뒤 LG유플러스향 제품을 출시하는 식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동시 출시할 수 있도록 개발 기간을 앞당긴 것으로 LG유플러스의 구매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다.
LG유플러스는 LTE 전국망을 갖추고 올 하반기부터는 음성(Volp) LTE 서비스도 나설 계획이다. 향후 LTE칩 하나로 음성과 데이터 통신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제조사가 LTE칩 하나만으로 LG유플러스향 LTE폰을 손쉽게 개발할 수 있게 되면 최신 프리미엄폰의 LG유플러스 동시 출시가 일반화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DMA·GSM·LTE 등을 하나로 묶은 원칩이 이미 개발돼 5~6월께 스마트폰 상용제품으로 나올 예정”이라며 “이젠 LG유플러스와 특화 개발해야 하는 장벽도 사라져 최신 LTE폰을 가장 빨리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