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스마트폰 천사를 보다

 스마트폰을 택시에 놓고 내렸다가 되찾았다. 나중에 탑승했던 여성 승객이 습득, 돌려준 것이다. 분실 다음날 폰을 돌려받기 위해 약속장소로 갔다. 통화 과정에서 기자에게 어린 딸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그 여성은 폰과 함께 아이에게 주라며 미리 사둔 간식까지 건넸다.

 기자가 고맙다며 건넨 사례비는 당연히 사양했다. 자신이 휴대폰 찾아준 것만 다섯 번째라며 검은색은 분실하기 쉬우니, 눈에 잘 띄는 색 케이스를 사용하면 좋다는 말도 전했다. 과도한(?) 친절에 어리둥절해 있는 기자를 뒤로 하고, 그 여성은 총총히 걸음을 옮겼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기자는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다. 사례비 금액을 놓고 고민하던 기자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

 고가인 스마트폰은 한번 분실하면 되찾기 힘들다고 한다. 분실 스마트폰이 불법 유통되기 때문이다. 최신 스마트폰은 20만~30만원대로 거래된다고 한다. 도난 사고도 빈번하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 몇 년 전에도 휴대폰 불법 유통은 극성을 부렸다. 분실 휴대폰 전문 유통 조직까지 적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분실 휴대폰 유통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과 유심(USIM) 보급으로 더 극성이다. 분실 휴대폰을 전문적으로 구입해 유통시키는 통신사 대리점까지 불법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휴대폰 찾기 콜센터 등 정부나 통신사업자도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미진한 부분이 많다. 더 이상 사용자들이 친구 찾기, 유심 락, 패턴 락 등 개인적 노력에 맡겨두기는 IT강국 위상에 맞지 않다. 휴대폰 분실 보험도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제조사를 포함한 각 주체가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할부가 끝나지 않은 휴대폰을 분실했을 때, 내 휴대폰이 어딘가 있을 ‘휴대폰 천사’를 만나기만을 기도하지 않길 바란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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