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창조적 파괴

 창조(創造)의 사전적 의미는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들거나, 새로운 성과나 업적·가치를 이룩하는 것을 뜻한다. 신(神)이 우주 만물을 처음으로 만든 것도 창조로 볼 수 있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던가, 아니면 누구라도 인정할만한 획기적인 성과나 업적이 아니라면 섣불리 갖다붙일 수 없는 단어다. 어찌보면 성스럽기까지 하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는 ‘창조적 파괴자’로 이름을 날렸다. ‘파괴’를 동반한 그의 창조 아이콘은 기존 시장질서는 물론이고 삶의 문화까지 ‘확’ 바꿔놓았다. 기존 개념이나 관념은 그가 만들어낸 창조물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IT 업계 거장이었지만 그가 남긴 제품은 새롭고 편리함을 떠나 지구촌 생활양식을 바꿔놓았다.

창조적 파괴는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가 제시한 개념이다. 슘페터는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창조적 혁신을 주창했다.

 소금을 만들어 팔던 미국 회사 모튼솔트는 1951년 고객 니즈를 염두에 둔 사고의 전환으로 바닥이던 시장 점유율을 50%이상 끌어올렸다. 생각은 단순했다. 봉지에 넣어 팔던 소금이 비만 오면 굳자 소금캔을 개발했다.

 실패한 사례도 있다.

 코닥이 대표적이다. 1880년 창업한 코닥은 일반인이 쓰기 쉬운 필름과 카메라(브라우니)를 개발해 필름 시장 80%를 장악한 다국적기업이 됐다. 1997년 회사가치는 300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를 무시하는 바람에 매출과 직원 수가 8분의 1로 줄었다. 현실에 안주한 탓이다. 기득권을 스스로 버리고 새 시장에 과감히 도전해야 했다.

 대전시가 최근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 논란에 휩싸였다. 10여년 전부터 ‘재창조’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숱한 용역과 토론을 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늘 실망스러웠다. 사람과 인식이 항상 제자리였기 때문이다.

 창조는 파괴의 아픔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엑스포 재창조가 성공하려면 모든 걸 바꿔야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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