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지구촌을 해킹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 관계자가 미국에서 체포됐다.
AP 등 외신은 13일(현지시각) 어나니머스 해킹그룹 관계자가 록 밴드 ‘키스(Kiss)’ 멤버의 웹사이트를 공격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케빈 포’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보안 조치된 컴퓨터에 무단으로 침입해 장애를 일으키고 이를 모의했다는 두 가지 혐의로 로스앤젤러스에서 체포돼 검찰이 기소했다. 그는 미국 북동부 커네티컷주 하트포드 법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1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두 가지 혐의가 확정되면 그는 최고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포를 비롯해 어나니머스 해킹그룹과 연결된 인물들은 지난 10월 해당 웹사이트를 5일 넘게 서비스거부(DoS) 공격을 감행했다. 서버를 과부하시켜 웹사이트를 쓸모없게 만들기 위해 수만개의 전자적 처리요구(electronic request)를 보낸 것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포는 어나니머스 해킹그룹이 즐겨 쓰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공격 대상이 된 컴퓨터를 제압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엄청나게 긴 전자적 처리요구를 발송했다.
당국은 키스의 멤버가 공격 대상이 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는 이번 사이버 공격을 당하기 며칠 전 프랑스 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저작권 침해를 반대하는 발언을 한 바 있어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다.
어나니머스 해킹그룹의 공격대상에는 마스터카드, 비자, 사이언톨로지교회 등이 포함돼 왔고, 최근들어 공격의 초점을 법 집행기관, 정보기관, 군과 관련된 사이트로 옮겨 왔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