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스마트’에 승부수를 던진다. 현재 조인트벤처 형태로 운영 중인 소니에릭슨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가시화될 경우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이후 세계 휴대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니가 에릭슨으로부터 소니에릭슨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소니와 에릭슨은 경영권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며 “소니는 모바일 부문에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를 적극 추진했다”고 밝혔다.
소니가 에릭슨에 지분인수 댓가로 얼마를 지불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인수금액은 상당할 전망이다. 에릭슨이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 통신기술 특허권 때문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소니에릭슨 지분가가 10억에서 12억5000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일본 엔화가 유로화에 비해 역대 최고 수준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소니가 인수 협상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니의 소니에릭슨 인수가 성사될 경우 지난 8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만큼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는 그간 스마트플랫폼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해 뒤쳐지고 있었다. 스마트폰 시장 글로벌 점유율은 5%에 불과한 7위다.
소니는 소니에릭슨을 인수해 PC와 TV, 콘솔게임기 등과 협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직접 총괄하면서 신수종사업으로 적극 키울 방침이다. 에릭슨은 지금도 휴대폰 사업보다 통신장비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니에릭슨은 지난 2001년 일본 소니와 스웨덴 기업인 에릭슨이 휴대폰 사업부 지분을 절반씩 출자해 만든 조인트 벤처로 본사는 영국에 있다. 출범 초기에는 유럽, 일본 등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나온 이후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