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마이스터고를 찾아서] <1>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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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남 선생님(왼쪽)과 함께 학생들이 PLC 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시스템의 기술을 익히기 위하여 프로그래밍과 배선작업을 하여 시스템을 동작시키는 실습을 하고 있다.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4층에 자리잡은 생산자동화 실습실.

 찌는 듯한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실습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프로그래밍과 배선 작업을 통해 시스템을 동작시키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태호군(2학년·전자계측제어전공)은 “지난 여름 방학기간동안 LG전자 평택공장에서 맞춤반 교육을 받고 왔다. “난생 처음으로 구체적인 미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년 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진로 문제로 고민을 하던 김 군은 인문계고 진학을 접고 당시 마이스터고로 선정된 구미전자공고를 택했다. 김태호군은 “지난 1학기에 LG전자의 취업보장 맞춤반에 합격했다”며 “앞으로 내가 일할 곳을 둘러보니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국 유일의 전자분야 마이스터고인 구미전자공고(교장 최돈호)가 기술명장 양성 산실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스터고로 전환된 지 2년이 채 안 됐지만 높은 취업률은 물론 각종 기능 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실업계 고교의 벤치마킹 모델로 떠올랐다.

 이 학교 마이스터고 1기생인 2학년 학생의 91%는 이미 취업이 확정됐다. 이 중 78%는 졸업후 LG, 삼성 등 대기업에 입사한다.

 올해 열린 경북기능경기대회에서도 이 학교는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전자분야 7개 전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러한 구미전자공고의 탁월한 성과는 우수한 영 마이스터 육성을 내건 차별화된 교육과정에 있다. 우수한 영마이스터란 산업체가 만족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로, 직업기초 능력과 전문 능력, 외국어 능력을 겸비한 학생을 말한다.

 현재 산업체 근무환경에 맞는 인성과 태도 함양, 창의적 사고력 등을 길러줄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학교의 실질적인 정규 교육과정은 2학년에 모두 끝난다.

 1학년 과정은 공통교육과정으로 전공 기초와 수학능력을 배양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2학년 과정은 전공 심화과정으로 산업체 현장실무 체험·프로젝트 학습 수행·산업체 공동 교육과정 이수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있다. 구미전자공고는 방과 후 및 방학중 교육을 통해 2학년말까지 3년간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토록 하고, 3학년은 작품제작 및 산업체 현장 파견 등 실무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정규 교육과정의 경우 기존 수학능력시험 대비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체 현장에서 필요한 통계처리, 도표작성 및 해석법, 의사소통능력 등 직업 기초 능력을 배양하는 내용으로 전면 개편했다.

 대표적인 산학협력 프로그램은 취업보장 맞춤반이다. 산업체에서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내용으로 편성된 교육과정은 방과후에 운영된다. 교육교재도 산업체 전문가와 구미전자공고 교사가 공동으로 개발한다. 이러한 산학 협력프로그램은 산업 현장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동훈 LG이노텍 인사노경그룹장은 “구미전자공고 학생들은 고교 재학 때부터 맞춤반 운영으로 LG이노텍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이수한다”며 “입사하고 나면 충성도가 높고 조기 전략화가 돼 기업 성과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전자공고는 내년부터 취업계약입학제를 추진한다. 취업계약입학제는 산업체가 입시 단계에 참여해 학생을 선발하면 재학중 맞춤식 교육을 실시해 취업으로 연결하는 제도다. 제도가 시행되면 학생은 재학중 체계적인 교육과 장학금 혜택을 받게 되며, 산업체는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2개의 산업체와 협의 중이며 성사 단계에 와 있다.

 학생의 진로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도 검토중이다. 현재 대기업 위주의 취업 진로를 중기적으로 줄여 대기업(50%), 벤처기업(30%), 중소기업(20%)의 비율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구미전자공고는 전자과 안에 전자회로설계, 임베디드, 전자계측제어, 자동화시스템 등 4개 전공을 설치, 산업 수요에 맞게 학과를 개편했다. 내년부터는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로봇제어전공을 신설, 신입생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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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노텍에 입사한 구미전자공고 졸업생이 휴대폰 카메라 부품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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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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