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는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로 이루어집니다. 얼굴부터 익히고 나서야 비즈니스가 가능합니다. 우선은 회원들이 서로 부담 없이 만나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김일호 경기도콘텐츠기업협의회 신임 회장(43)은 회원 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가장 먼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콘텐츠기업협의회 설립 취지가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인데, 서로 알아야 공생도 하고 협력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회장은 애니메이션 업체 오콘 사장으로 어린이들 사이에 ‘뽀통령’으로 통하는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뽀로로’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판권 수익만 연간 100억원, 파생상품 매출이 65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은 한국이 강세입니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스토리라인에서부터 프리프로덕션 전 과정을 국내 기업에 의존합니다. 중국과 인도 등으로 옮겨갔던 애니메이션 하청 사업도 다시 국내로 U턴하고 있어요.”
김 회장은 이어 “우리 콘텐츠에 대한 가능성 증명은 이미 끝났다”면서 “이제는 실질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가치는 이미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정량적인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금융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인프라 조성과 스타기업·스타콘텐츠 육성을 함께 해야 명분을 살리면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며 “성공사례 발굴을 통해 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콘텐츠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 보면 경기도는 지자체가 아니라 중심입니다. 지리적인 개념보다 산업적인 면에서 경기도의 역할을 생각해야 합니다. 향후 콘텐츠 기업은 경기도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콘텐츠 산업에서 경기도가 차지하는 위상을 이렇게 평가했다. 실제 경기도내 콘텐츠 기업은 2008년 말 788개에서 2009년 말에는 852개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다. 오콘도 이달 24일 서초동에서 분당 판교테크노밸리로 이전할 예정이다. 콘텐츠는 제작 인프라를 필요로 하는 산업이라 도심보다는 외곽지역이 입지로 좋다는 것이다.
협의회 회원 확대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현재 142개인 회원사를 연내 200개까지 늘리는 것이 1차 목표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중에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한 비즈포럼을 개최하고, 협의회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만화 △영상 △게임 △캐릭터·애니메이션 △출판 △솔루션 등 분과별 모임도 속속 개최,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사진=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