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창의력과 혁신으로 애플뿐 아니라 21세기 IT업계를 이끌었던 스티브 잡스가 CEO 사임을 발표하며 전세계의 IT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애플의 제품들은 세계 IT 생태계의 중요한 축으로 다른 업체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잡스의 사임은 어떤 방식으로든 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계속 IT업계의 핵심에서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을지는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이 어떤 리더십을 가지고 운영될지에 따라 달렸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애플의 제품들이 세계인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다가올지, IT업계의 시선이 애플의 향후 변화에 집중되고 있다.
◇`잡스 없는 애플` IT업계 리더십 유지할까 = CEO직 사임을 발표했지만 잡스는 한동안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영 일선에 나서지는 않지만 애플의 비전을 보여주는 역할을 계속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잡스의 빈자리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맡는다. 앞서 잡스가 병가로 자리를 비운 사이 공백을 메워온 그는 차분한 성격으로 조율에 뛰어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제품의 외관과 이미지를 만들어온 산업디자인 부사장인 조너선 아이브를 비롯해 수석부사장 스콧 포스톨, 마케팅 담당 부사장 필립 실러 등이 집단지도체제를 꾸려 잡스의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집단지도체제 아래의 애플이 당장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애플을 이끌어온 잡스의 뒤를 이어 예전의 명성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잡스는 과거 애플을 파산 위기에서 구해냈고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 천부적인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가지고 애플을 이끌어왔다고 평가를 받았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iOS를 가지고 있는 애플은 그동안 철저하게 폐쇄적인 정책을 펴왔다.
세계의 다양한 업체들과 특허 소송을 치르는 한편으로는 부품의 공급과 관련해 경쟁업체와 손을 잡고 있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를 향한 찬사 이어져 = 스티브 잡스의 사임 소식은 전세계 IT 전문가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이어졌다.
애플PC를 선보이며 개인용 컴퓨터의 대중화를 이끌고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시대를 개척한 한 명의 외로운 천재에게 보내는 찬사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쏟아졌다.
타임지의 칼럼니스트 해리 매크라켄(Harry McCracken)은 "여전히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잡스는 1978년과 2011년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고 회상했다. 1978년은 스티브 잡스가 세계 최초로 일반인용 컴퓨터(PC) 애플PC를 개발한 해다.
558 엔가젯(Engadget)의 조슈아 토폴스키(Joshua Topolsky)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HP의 PC사업부 분사 등의 사건이 떠오르는 듯 "최근 IT 역사를 통틀어 가장 미친(crdaziest) 2주를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David Pogue)는 "나는 애플이 수많은 천재가 우글대는 곳이라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잡스는 그 어떤 조직체에서도 쉽지 않은 홀로 단 하나뿐인 비전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구글노믹스의 저자로 이름이 알려진 제프 자비스(Jeff Jarvis)도 "그에 대한 찬사를 쓰는 것은 이르지 않다"며 "그 사람 자체가 천재적인 인생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애플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더루프(The Loop)의 편집장 짐 달림플(Jim Dalrymple)은 "스티브 잡스는 죽은 게 아니라 사임을 표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그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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