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드라마 제작사는 TV조선에서 개국 특집 드라마로 방영 예정인 ‘한반도’ 공동제작을 놓고 고심하다가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드라마는 200억원에 육박하는 제작비에 황정민 등 거물급 스타가 출연한다고 알려졌다. SBS 개국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모래시계’와 비견될 정도의 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지상파보다 높은 편당 제작비를 제시하며 개국 기념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지만 제작사들 중에서는 종편 채널 프로그램 제작에 부정적인 곳이 상당수로 나타났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는 이유에서다.
10일 드라마제작사 업계 관계자는 “종편 채널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게 될 때까지는 종편 채널에는 아예 안들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상파와 비교해서 남는 게 없고 오히려 평판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종편 채널들은 현재 지상파에 비해 약 1.5배 높은 수준의 제작비를 주는 것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편당 제작비가 2억원이 드는 드라마라면 지상파는 1억~1억5000만원을, 종편에서는 2억원 이상을 보통 제안한다. 제작비로만 보면 당연히 종편과 계약하는 게 남는 장사다.
하지만 현재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을 고려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지상파 방송사와 제작사는 실제 제작비보다 50~80%가량 낮은 가격에 계약을 한다. 제작사는 협찬고지 등을 통해 별도로 광고 수입을 올려서 부족분을 메운다. 종편은 아직까지 어느 정도 시청률이 나올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는 협찬 광고가 붙을 확률이 적다.
부수적인 제작 지원 시스템도 이유 중 하나다. 지상파는 스튜디오, 제작PD, 카메라 감독, 미술팀, 영상기술팀 등을 지원한다. 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촬영용 테이프도 보통 지상파에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종편에서는 이런 추가 비용을 고스란히 드라마 제작사들이 떠안아야 한다.
배우나 작가들의 몸값도 문제다. 채널 번호가 10번대 이후에 있는 케이블TV 채널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와 작가들은 지상파 드라마보다 높은 개런티를 받는다. 시청률을 보장할 수 없는데다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편들이 목매고 있는 황금 채널(1~11번 사이)를 배정받지 못하는 이상은 일반 케이블TV 채널과 동등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