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탭 막아선 특허분쟁, 삼성전자 `흔들`

"안드로이드는 특허에 취약" 위기론 대두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이 독일 법원의 판매금지 가처분 수용으로 유럽시장에서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상대적으로 특허에 취약해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세하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된 삼성과 애플 간 특허 분쟁이 사실상 애플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 유럽에서 갤탭10.1 "안돼!" = 10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독일법원은 유럽 시장에서 `갤럭시탭 10.1` 판매와 마케팅 활동을 중단시켜달라는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는 9일 이전 공급된 재고 물량을 제외한 `갤럭시탭 10.1`을 네덜란드를 제외한 유럽시장에 공급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가 즉각적으로 대응하더라도 현 상황을 뒤엎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번 애플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은 주로 제품 디자인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법원의 결정은 네덜란드를 제외한 유럽 전역에 적용되는 것으로 사실상 삼성이 애플 아이패드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특허 전문가 플로리언 뮬러는 "삼성의 특허 중 상당수는 산업표준과 관련된 것으로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것들이지만 애플 제품의 생산 자체를 막을 정도는 아니다"며 "유럽시장 규모를 고려한다면 이번 결정은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적으로 즉각 대응해 현지 거래처나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안드로이드도 특허 `사각지대` = 애플과 삼성 간의 디자인 특허 침해 논란에 더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원천기술 로열티 부담 역시 삼성에는 큰 부담이다.

최근 미국의 시장분석기관 SA(Strategy Analytics)는 최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외부 견제 탓에 내년에는 "매우 힘든 한해(a much tougher year)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2012년 단말기 한 대당 10달러 이상의 특허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분쟁은 만만하게 볼 수 없다"며 "안드로이드용 단말기 제조사들은 어쩔 수 없이 윈도폰, 미고 등 대안 운영체제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HTC와 안드로이드 단말기 1대당 5달러 수준의 로열티를 지급받기로 합의한 데 이어 삼성전자에게는 대당 15달러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PC업계 관계자들은 구글과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이 PC에 익숙한 사용자들도 쉽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고 PC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MS 특허를 불가피하게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구글이 통신장비 업체 노텔의 특허 인수전에서 MS, 애플 등 反안드로이드 진영에 패한 것도 향후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제조사들의 앞날에 그늘을 드리우는 요인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박빙의 경쟁자라는 점에서 이들 간의 분쟁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라며 "어떤 결정이든지 어느 한 쪽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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