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정당한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의 프로그램 저작권을 복제·개작·번역·배포·발행 및 전송의 방법으로 침해해서는 아니 됨(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29조)에도 불구하고, 최근 소프트웨어(SW) 저작권 침해사고가 도를 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산업은 고도성장의 환경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질적, 양적으로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 결과 반도체나 정보통신 등 IT부문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오늘날 IT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누리게 됐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새로운 모바일 시대를 맞이한 세계 IT산업에서 하드웨어(HW) 경쟁력은 점점 평준화되고 있다. SW는 IT산업의 원천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듯 싶다.
SW 지식재산권은 기업의 무형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관심과 국제통상 이슈로 부각되면서 민간 및 정부기관 차원의 대응으로 외산SW의 불법복제 문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SW산업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중소 벤처기업의 SW 지식재산권(원시 소스 및 기술자료) 보호문제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중소 벤처기업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어렵게 창조·개발해온 SW 지식재산권은 보호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핵심 직원들의 무분별한 스카우트과 불법복제 등을 통해 중소 벤처기업의 주요 자산인 SW 지적 소유물을 경쟁사 및 최종 사용자가 손쉽게 취득해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창의력을 기반으로 개발하기 보다는 쉬운 방법으로 SW 지식재산을 가지려고 하는 일이 만연한 것이다.
이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첫째, SW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한 사용자 및 회사 경영층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둘째, 법적인 제재가 강화돼야 한다. 피해는 증가해도 국내 SW 지식재산권 침해사범에 대한 처벌은 침해수준에 비해 그 수위가 너무 관대한 것이 일반적이다. 법적 제재가 미흡하기 때문에 SW 지식재산권 침해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셋째, 빠르고 정확한 사건처리 및 SW 저작권 전문 과학수사기법 개발이 필요하다.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SW 개발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언어와 프로그램 개발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SW개발도구를 이용해 SW제품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SW개발도구 및 언어를 이용해 개작 및 증거인멸을 시도, 불법 행위의 발본색원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분쟁 또한 길어지고 있어 과학수사기법 개발은 절실하다.
구글, 애플의 탄생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우리도 HW 위주의 IT시장에서 SW, 콘텐츠 중심으로 산업의 무게중심을 옮길 때다.
다행히 최근 한국SW저작권협회와 대검찰청은 SW저작권 보호 및 과학수사기법 발전을 위한 MOU를 교환, 불법SW 근절 및 저작권 보호문화 형성에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1세기 산업의 중추는 지식산업이다. 다양한 콘텐츠와 많은 창의적인 기업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안심하고 기술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IT 중에서도 ‘SW 강국’이 될 수 있는 풍토 조성이 중요한 이유다.
신동선 한국비즈텍 대표 sds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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