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상징하던 ‘IT 코리아’는 그 빛이 바랜 지 오래다.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최고, 최초의 찬사를 듣던 IT코리아의 명성은 지난 수년간 평범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최근 1~2년 사이 국회가 열릴 때마다 빠짐 없이 지적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IT 부문 경쟁력 지수 하락은 심각하다.
EIU(Economy Intelligence Unit)가 발표하는 ‘IT산업경쟁력지수(IT Industry Competitiveness Index)’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2007년 3위에서 2008년 8위, 2009년 16위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IT산업경쟁력지수는 IT산업 환경, 인프라 수준을 비롯해 인적 자원, 법·제도 기반 등을 종합한 수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산출하는 ‘네트워크준비지수(Networking Readiness Index)’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은 공공·민간 분야 기술 활용과 최신 기술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 3G 이동통신 및 광대역 인터넷 인프라 품질 등을 종합해 발표하는 네트워크준비지수에서 지난해 15위를 기록했다. 앞서 2008년 9위, 2009년 11위에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밖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정보통신기술발전지수(ICT Development Index)’에서는 지난 2007, 2008년 1위에서 2009년 2위, 2010년 3위로 내려왔다. 하락세는 완만하지만 우리나라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던 평가지수라는 점에서 더 이상의 순위 하락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가 IT 부문 경쟁력 평가에서 내리막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EIU가 산정하는 또 다른 지수인 ‘디지털경제순위(Digital Economy Ranking)’에서는 2008년 15위에서 2009년 19위로 떨어졌으나 2010년 다시 13위로 올라서며 회생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록 전체적으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IT 코리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닌 셈이다.
따라서 ‘IT 코리아’가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IT 경쟁력 악화에 대한 단순한 책임 논란을 넘어 면밀한 원인 분석을 통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정보기술(IT) 경쟁력 지수 추이>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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