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 2.0] 인문학의 반전...CEO 절대다수 인문형 인재 선호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CEO설문 인문학적 소양이 경영에 도움이 되는 이유

 국내 CEO들은 인문학이 경영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며 인재 채용 시에도 인문학 소양이 풍부한 사람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SERICEO(www.sericeo.org)’에서 실시한 설문조사(493명 참여) 결과 경영자 대부분인 97.8%가 ‘인문학적 소양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이유로는 ‘사람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39.6%)이 꼽혔다. 인문학은 인간의 다방면을 다루는 영역으로, 마케팅·인사관리 등의 업무에서는 사람을 잘 이해하는 것이 결국 경영역량의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경영자들은 사람을 배우는 데 인문학이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연구소 측은 분석했다.

 두 번째는 ‘경영학 및 공학의 단편적인 지식과 달리 인문학은 종합적인 사고력과 판단력을 길러주기 때문’(30.1%)이다. ‘인문학은 상상력의 원천이므로 창의적 발상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은 18.3%로 세 번째에 올랐다. 이어 ‘과거의 역사를 통해 흥망성쇠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10.1%), ‘인문학은 이야기 천국이므로 마케팅에 활용할 만한 소재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1.9%) 순이었다.

 CEO들은 인문학 내에서 경영에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분야로 ‘역사’(43.2%)를 선택했다. 역사는 가정과 추론 등 추상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타 분야와 달리 실제 실현된 인생사들의 집합으로, 현실과 더욱 가깝다는 특징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시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속마음을 탐구하는 ‘심리’(19.9%)도 경영에 도움을 주는 인문학 분야로 꼽혔다. 그 다음은 ‘철학’(19.5%), ‘예술’(10.4%), ‘문학’(5.8%) 순이었다.

 한편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인재채용 시 가산점을 주고라도 뽑을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82.6%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응답해 인문학에 대한 경영자들의 높은 관심이 실제 경영 현장에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했던 경영자들의 학부전공은 경영학·경제학이 33.9%, 이학·공학은 33.5%였고, 인문학 전공자는 18.3%로 비교적 적었다.

 연구소 측은 “전문적인 기술 및 경영지식이 경영자에게 필수지만 조직을 이끌고 복잡한 경쟁 환경을 헤쳐 나가기에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인문학은 그동안 익숙했던 경영 분야에 비해 ‘통찰과 상상의 기회’가 무궁무진한 영역이라 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보려는 경영자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